원유를 비롯한 주요 원자재가격이 치솟고 있어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수입하는 원유의 기준가격인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지난 15일 배럴당 84.41달러에 거래돼 올 최고치를 경신했고 니켈값은 1년 전에 비해 120%, 알루미늄은 75%, 구리와 아연은 70%나 올라 기업들의 원가부담이 급증(急增)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원유값의 경우 2008년 여름과 같은 수급불균형이 생기면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그저께 발표된 대한상공회의소의 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이 같은 원자재값 폭등으로 전국 제조업체의 93.2%는 경영에 피해를 보고 있으며 네 곳 중 한 곳은 "감내할 만한 수준을 넘었다"고 호소하는 형편이고 보면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

문제는 이에 대한 뾰족한 대처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중국 미국 일본 등의 원자재 확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장차 수급파동에 대비해 비축 물량을 최대한 늘릴 필요가 있다. 특히 원유와 첨단산업용 희소금속 등은 재고물량을 60일분 이상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가격 사이클을 고려한 장기계약을 서둘러 안정적인 공급선을 마련해야 한다.

또 가격 상승폭이 큰 품목은 한시적으로 관세를 낮추는 긴급 할당관세를 시행하고 중소기업엔 원자재 공급은 물론 수입자금도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기업들도 불필요한 비용은 없는지 다시 점검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