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제은행(BIS) 산하 바젤위원회가 금융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 강화된 자본 규제 방안을 마련 중인 가운데 은행들은 새로운 규제에 따른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금융상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1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골드만삭스,JP모건,도이체방크와 같은 투자은행들은 자본 규제 강화로 인해 은행들이 입을 타격을 완화시켜줄 새로운 금융상품을 고안,고객사들에 제안하고 있다.

이러한 금융상품은 새 규제안에선 기본자본(Tier 1)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연법인세 자산이나 연금자산을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으로 바꾸도록 하는 기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은행 관계자들은 직접 판매나 파생상품 등을 활용해 이러한 자산을 20~30% 할인된 가격에 비은행 투자자에게 매각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업계에선 이러한 방안에 대해 '창의적'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전문가들은 은행들이 금융위기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여전히 금융시스템을 교묘히 이용해 돈 벌 궁리만 한다고 비난한다.

바젤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은행의 자본 규제 강화와 유동성비율 도입을 포함한 금융 규제 개편 방안 초안을 발표했다. 오는 16일까지 은행들로부터 의견 수렴을 마친 뒤 연말께 최종안을 확정한다. 초안대로라면 각국 은행들은 2012년 말까지 강화된 규제 내용을 도입해야 한다.

은행들은 금융위기 재연을 막기 위한 규제 강화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새 규제 방안이 너무 가혹하다고 주장한다. 또 당장 2년 뒤 도입하면 은행의 수익성을 지속불가능한 수준까지 떨어뜨릴 것이라고 우려한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