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8년 만기채권 발행, 142억달러 상환할 것
두바이 정부도 95억달러 지원 계획


지난해 말 두바이발 금융쇼크를 몰고 왔던 두바이월드가 채무 원금 전액을 8년 안에 상환하겠다는 채무조정안을 채권단에 제시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정부 소유 최대 지주회사인 두바이월드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5년 만기와 8년 만기 등 2가지 종류의 채권 발행을 통해 원금 전액을 상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바이월드는 채권단에 오는 5월까지 채무 상환 유예를 요청한 뒤 260억달러에 대한 채무 상환 일정을 놓고 채권단과 협상을 벌여 왔다.

두바이월드는 두바이금융지원기금(DFSF)에 대한 채무를 제외하면 현재 채무 규모는 142억달러라고 밝혔다.

두바이 정부도 두바이월드의 채무 상환을 돕기 위해 95억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95억 달러 중 57억달러는 두바이 정부가 지난해 UAE 아부다비 정부로부터 빌린 200억달러 중에서 충당될 예정이며, 나머지는 두바이 자체 재원을 통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바이 정부는 그러나 아부다비로부터 금융지원을 추가로 받을 필요는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두바이월드는 10여개에 이르는 자회사 매각을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부동산 개발기업 나킬은 두바이월드에서 분리돼 정부 소유가 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바이 정부는 세계 최대 인공섬 `팜 주메이라' 등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나킬의 재기를 위해 신규자금 80억달러를 투입하고 정부 채권액 12억달러를 주식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무 탕감 대신 만기 연장을 통한 전액 상환 방침이 알려지자 두바이 종합주가지수(DFM)가 전날보다 4.31% 급등하는 등 시장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HSBC, 스탠더드 차터드 등 97개 은행으로 구성된 채권단은 두바이월드의 채무 조정안에 대한 수용 여부를 조만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이 만일 조정안을 거부한다면 두바이월드는 파산하게 되고 파산을 다루기 위한 파산 법정이 구성될 예정이지만, 현재로서는 채권단이 조정안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과도한 차입 자본에 의존해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던 두바이 정부는 2008년 국제금융위기 이후 유동성 악화로 채무 상환 압박에 시달리다, 지난해 11월 사실상 모라토리엄(채무상환유예)을 선언, 전 세계 금융시장을 충격에 몰아 넣었다.

두바이 정부의 부채 규모는 800억∼1천억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바이연합뉴스) 강종구 특파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