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휘발유 가격이 ℓ당 1700원을 넘어섰다.

휘발유 값이 치솟는 것은 우리나라의 원유수입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이 지난해보다 크게 뛰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2일 한국석유공사의 주유소 가격 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21일 기준 전국 주유소의 보통휘발유 평균가격은 ℓ당 1701.15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던 2008년 10월 17일 ℓ당 1700.87원을 기록한 이후 17개월여 만에 다시 1700원대로 오른 것이다.

◇두바이유 80달러 육박...1년새 약 70% 급등
19일(현지시간) 싱가폴(FOB)에서 거래된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78.09달러를 기록, 80달러에 육박했다.

두바이유는 지난 1월 4일 배럴당 78.27달러를 기록한 뒤 2월 8일 69.46달러까지 내렸으나, 다시 차츰차츰 오르더니 3월 12일 78.31달러까지 반등했다.

두바이유 3월 평균가격은 배럴당 77.19달러로, 전년 동월 45.59달러보다 69%가량 뛰었다. 6개월 전인 지난 9월 평균가보다는 14% 올랐다.

이에 따라 국내 휘발유 가격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전국 주유소 보통휘발유의 2월 평균가격은 ℓ당 1663.60원으로 전년 동월 1486.33원보다 약 12% 상승했다.

또 휘발유 가격은 2월 18일 ℓ당 1661.81원으로 올해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글로벌 상품시장에서 두바이유가 오름세를 나타내자 3월 21일 ℓ당 1701.15원까지 반등했다.

한국석유공사 이재형 해외동향팀 대리는 “보통 국제유가와 국내에 반영되는 데는 2주 정도 소요된다”며 “최근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5주 만에 주춤했지만 그동안의 상승폭을 고려했을 때 당분간 국내 석유제품 가격은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두바이유 상승 전망...휘발유價도 오를듯
그렇다면 국내 제품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두바이유 가격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까.

에너지정경제연구원은 지난해 말 ‘2010 유가전망’ 특별보고서를 통해 두바이유의 2010년 연평균 가격이 2009년보다 21% 상승한 배럴당 74.5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건도 지난달 26일 2010년 국제유가 전망치를 종전 배럴당 78.25달러에서 83.5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전 세계 석유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한 것이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3월 석유시장보고서’에서 올해 전 세계 석유 수요 전망치를 종전보다 7만 배럴 상향 수정한 8660만 배럴에 이를 것으로 전망해 유가 상승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실제 올해 두바이유의 1월, 3월 평균가격만 해도 배럴당 각각 76.67, 77.19달러를 기록해 주요기관들의 예상치를 넘어섰다.

원자재 정보업체 코리아PDS 최은지 물가분석팀 연구원은 “두바이유는 서부산 텍사스유(WTI)보다 보통 4~5달러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는 데, 올해 WTI의 주요 정제시설이 있는 멕시코 걸프만 지역에 허리케인이 지난해보다 활발할 것으로 보여 유가 상승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바클레이즈의 암리타 센 애널리스트는 올해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 유가 상승에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은지 연구원은 “드라이빙 시즌과 미 허리케인 시즌을 앞두고 WTI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두바이유 역시 영향을 받아 올해 90달러 초반대를 형성할 것”이라며 "국내 휘발유 가격도 이런 상승분을 반영해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