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인수를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힌 미국계 투자 컨소시엄인 TR아메리카의 행보가 주목을 끌고 있다.

재미교포 사업가인 문정민 AC개발 회장이 대표인 TR아메리카 측은 18일 한국을 방문,대우건설 지분 50%+1주를 주당 2만원에 인수하겠다는 제안과 이를 입증할 전략적 투자자(SI)의 투자확약서(LOC)를 제시할 예정이다.

이들은 그러나 정작 대우건설 채권단이나 금융위원회 등 관련 정부기관을 방문하겠다는 사전협의조차 진행하지 않은 채 정 · 관계 유력 인사와의 면담 계획만을 일방적으로 잡아 놓고 있다. 3일간 체류기간 동안 TR 측 인사들은 윤진식 청와대 정책실장 겸 경제수석,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강만수 대통령 경제특보 겸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장 등을 만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청와대 등은 이들의 면담 요청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TR 측은 또 금호산업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 이종휘 행장과 대우건설의 잠재적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포스코 정준양 회장 등 재계와 금융계 고위 인사들과의 면담도 계획하고 있다. 포스코 측은 면담 요청은 들어왔지만 부담스럽다며 '노(No)'를 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은 TR아메리카의 활동과 관계없이 당초 예정된 대로 대우건설 재무적 투자자(FI)와의 협상을 이달 중 마무리 짓고 내달부터 산은 주도의 사모투자펀드(PEF)에 참여할 투자자를 모집,본격적인 대우건설 인수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