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오너 일가 책임 이행 안해..8일 채권단회의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오너 일가가 7일까지 채권단에 보유 계열사 주식의 처분 위임권을 넘기지 않았다"며 "금호석유화학의 자율협약과 그룹 경영권 보장 등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민 회장은 지난 6일 출입기자 초청 신년 산행에서 "금호그룹 오너 일가가 상당한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로 부실 경영에 대한 대주주 책임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금호 오너 일가에 7일까지 보유 계열사 주식 처분 위임권을 넘기라고 통보했으나 이날까지 일부 대주주가 책임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채권단은 손실을 감수하면서 구조조정을 추진키로 했으나 정작 채권자보다 후순위인 주주들이 책임을 이행하지 않고 손해 여부를 따지고 있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데드라인을 넘겼으므로 그간 약속했던 워크아웃과 자율협약, 신규 자금 지원, 이행각서(MOU)상 경영권 보장 등의 모두 약속을 철회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채권단은 지주회사격인 금호석유화학에 대해 자율협약을 통해 살려보자는 의미로 워크아웃에서 제외해주고 대주주 책임 이행을 조건으로 1년간 채무만기 연장과 3년간 경영권 보장도 약속했다"며 "대주주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만큼 3년간 경영권 보장도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또 "오너 일가가 이날까지 책임을 이행하지 않은 만큼 8일 채권단회의를 개최해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강력한 조치를 진행시킬 것"이라고 압박했다.

그는 "대주주 책임 이행 전에는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등에 신규 자금 지원도 할 수 없어 협력업체들이 부도를 맞게 된다"며 "신규 자금 집행은 설 전까지는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우건설 재무적 투자자(FI)들 중 2~3곳이 아직 정상화 계획에 합의하지 않았다"며 "만장일치로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나 금호 정상화 계획은 이달 말까지 큰 그림을 마련해 3월 말까지 세부 방안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대한통운 매각 문제는 지금 판단할 문제는 아니며 금호산업 등의 채권단 합의, 출자전환 등의 구조조정 과정을 전반적으로 지켜보고 결정할 일"이라고 언급했다.

민 회장은 "태국 시암시티은행 인수를 철회한 것은 미국 볼커룰(오바마정부의 은행규제안)이 입법화하면 수신기반과 투자은행(IB)업무를 같이 하는 모델을 추구하는 산업은행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태국 정부의 요구도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몇 달간 볼커룰의 입법화 과정과 글로벌 변화를 보면서 해외 진출과 민영화 전략은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호생명은 구조조정과 자산건전화 과정을 거쳐 그룹 계열로 편입시킬 것"이며 "1개월 내에 개인금융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