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大 신성장 산업으로 소득 4만弗시대] (中) 항공수출 첨병 'KAI' 가보니
세계 첫 컴퓨터 설계…비용 20% 낮춰
생산 현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제품은 마하 1.4의 속도를 내는 국내 첫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이다. 마침 공군 블랙이글팀에 공급하는 특수비행용 항공기 10대가 검은색과 황금색으로 치장하고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기술자들은 오는 3월 출고를 위해 도장 작업을 끝내고 조종석에서 속도계와 고도계,수평자세계 등을 최종 점검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T-50 옆 생산라인에는 기본 훈련기인 KT-1이 날쌘 모습을 드러냈다. 비행기 동체를 3부분으로 나눠 조립하고 항공기에 있는 4000여개의 구멍을 볼트로 메워 고정시키는 작업이 한창이다. 이 항공기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2001년 인도네시아,2007년 터키에 수출한 효자 상품이다.
배기홍 KAI 항공기생산기술1팀장은 "KT-1에 이어 올해 T-50 수출도 반드시 성공시켜 세계 6번째로 전투기급 초음속 항공기 수출국가에 진입할 것"이라며 "T-50은 미래에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항공산업의 대표주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T-50 같은 항공기 1대를 생산하기 위해 부품 주문에서 완성까지 2년 정도 걸리며 부품 준비가 완료된 뒤부터 완성까지도 1년이 소요된다"고 소개했다.
KAI는 최근 T-50을 싱가포르에 수출하기 위해 비공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올 상반기 내에 수출 성사 여부가 결정된다. KAI는 올해 T-50 수출을 성공시키고 2030년까지 1000대(250억~300억달러)를 판매한다는 중장기 목표를 세웠다. 수출을 통해 2조여원의 개발비용을 뽑아내고 향후 차세대 '달러 박스'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KAI는 T-50 양산을 통해 47억달러의 국내총생산(GDP) 증대와 함께 협력업체를 포함해 연인원 2만여명의 고용 창출 효과까지 거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T-50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게 회사 측의 판단이다. 세계 최초로 컴퓨터 설계 프로그램을 활용,제작 비용이 다른 외국 회사 제품보다 20% 이상 싼 점이 강점이다. 훈련기임에도 디지털 비행제어기술을 장착하는 등 첨단 전자 및 무장제어 시스템을 얹었다. 각종 공대공 미사일과 유도무기를 장착하면 경공격기로도 활용할 수 있다. 김형준 KAI 경영기획실장(상무)은 "T-50의 여러 장점을 내세우기 위해 올해 싱가포르 등 외국 로드쇼에 참가,아시아 시장은 물론 유럽과 미국시장 공략까지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천=김태현/장창민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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