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미국의 전 · 현직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과 만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에 나섰다. 이 전 회장은 앞으로 국내와 해외를 번갈아 오가며 유치전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회장은 지난 8일 저녁(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에서 미국의 전 · 현직 IOC 위원과 저녁을 함께 하며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협력을 당부했다. 삼성 관계자는 "세계 체육계에 영향력 있는 인사들과 접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CES 참관이 유치 활동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회장은 앞으로의 올림픽 유치 활동계획을 묻는 질문에 "미국에 열흘 정도 더 머문 뒤 한국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서 2주 정도 활동할 것"이라고 답했다. 2월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까지 한국과 해외를 오가며 올림픽 유치 활동을 펼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전 회장은 밴쿠버 동계올림픽 기간 중 IOC 총회에 참석해 IOC위원 활동을 공식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IOC총회가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총회여서 총력전이 불가피하다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이 전 회장은 올림픽 유치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 수 없다"며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국민과 정부가 힘을 합해 한 방향으로 열심히 뛰어야 한다. 그 길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재계 관계자는 "한 방향이란 말은 과거 삼성이 신경영을 시작할 때 모든 의지를 한곳으로 모아야 한다고 할 때 처음 쓴 말"이라며 "이번 올림픽 유치에 대한 이 전 회장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