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온라인쇼핑' 빅뱅…내수 뚫을 지름길
'새해 중국 내수시장은 인터넷으로 뚫어라.'

2010년 세계 경기회복을 주도할 해결사로 주목받고 있는 중국 내수시장이 온라인 쇼핑 주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중국에서 인터넷이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과 다국적 기업의 유통채널로 급부상하고 있다.

수출 기업들도 내수 기업으로 전환하는 데 인터넷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중국 인민일보는 "지난해 온라인 쇼핑 시장이 80% 가까이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도 온라인몰이 소비 성장세를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전체 중국 소비는 16%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폭발하는 온라인 쇼핑

디젠카이 중국 상무부 상업무역서비스국장은 "온라인 쇼핑은 소비 진작을 위해 중요한 비즈니스"라며 "지난해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가 2600억위안(약 44조2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003년 127억6000만위안(2조1692억원)에서 20배가량 급팽창한 것이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닷컴의 모회사인 알리바바그룹의 마윈 회장은 "타오바오닷컴을 통해 올해 4000억위안(68조원) 이상이 거래될 것"으로 내다봤다.

타오바오닷컴이 중국 온라인 쇼핑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중국 온라인쇼핑 시장은 5000억위안(85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따라 2008년 전체 소비의 1.1%를 차지한 온라인 쇼핑은 올해 점유율을 2%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미국의 5%보다는 낮지만 성장 속도는 빠르다.

중국에선 한국 인구보다 많은 1억명이 인터넷에서 물건을 사고 있다. 온라인 쇼핑 인구는 계속 불어날 전망이다. 거대한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가 원천이다. 중국의 인터넷 인구는 지난해 9월 말 현재 3억6000만명으로 미국 전체 인구보다 많다.

특히 중국 네티즌 중 온라인 쇼핑 경험이 있는 네티즌은 27%에 불과하다. 70~80%에 이르는 한국이나 미국보다 훨씬 적은 수준으로 성장 잠재력이 크다. 2004년 아마존,2006년 뉴에그 등이 잇따라 중국 시장에 진입했다. 한국의 SK그룹도 지난해 4월 온라인 쇼핑몰인 첸쥔왕을 인수하면서 경쟁에 가세했다.

◆다국적기업 중국 공략 새 채널

중국은 지난해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 판매가 1억8500만대에 달해 미국(1억3700만대)을 앞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자동차 판매도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시장의 부상'과 '인터넷 쇼핑의 성장'은 외국 기업에 새로운 성장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P&G 유니클로 등은 이 같은 흐름을 간파하고 온라인 쇼핑 시장에 발빠르게 진출했다. P&G는 올레이 스킨크림과 질레트 면도기 등을 지난해 초 타오바오닷컴에서도 팔기 시작했다. 20~30% 할인 가격으로 네티즌 시장을 파고들었다. 일본의 유명 의류업체인 유니클로도 지난해 4월 타오바오닷컴에 매장을 열었다. 중국 온라인 의류시장 규모는 지난해 305억위안에서 올해 60% 이상 늘어난 490억위안으로 급팽창할 것으로 시장조사업체인 아이리서치는 내다봤다.

중국 대기업들도 온라인쇼핑 채널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중국에만 6800여개 오프라인 매장을 두고 있는 스포츠용품업체 리닝은 2008년 온라인쇼핑 채널을 가동한 데 이어 올 하반기에는 중국 고객들이 휴대폰으로 리닝의 운동화를 사고 휴대폰 단문 메시지로 친구에게 할인쿠폰을 보낼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중국에서 수출공장을 운영해오다 금융위기로 타격을 받은 한국 기업들에도 인터넷이 내수시장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