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국제 단기투기자본(핫머니)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 "푸틴 총리가 루블화 강세를 야기하면서 러시아 경제 회복을 가로막는 (투기성) 자본의 유입을 막을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고 보도했다.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 중인 푸틴 총리는 이날 "투기자본이 러시아에 덜 유입되도록 관련 법규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러시아로 자본 유입이 활발하지만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투기자본은 재빨리 빠져나가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며 규제 필요성을 역설했다. 푸틴 총리는 다만 "혁명적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투기자금 유입 제한 조치가 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푸틴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시장에 영향을 미쳐 이날 루블화 가치는 1.4% 떨어졌다.

러시아는 최근 금리가 낮은 국가에서 자금을 빌려 금리가 높은 국가에 투자하는 캐리 투자의 중심지로 부각되며 핫머니가 집중 유입되고 있다.

이에 따라 루블화 가치는 급속히 절상되는 추세다. 루블화 가치는 지난 9월 이래 10% 이상 상승했으며 러시아중앙은행은 추가 절상을 막기 위해 시장에서 달러를 대량 매입,8월 말 현재 4040억달러였던 외환보유액은 현재 4430억달러로 늘어났다. 러시아중앙은행은 이와 함께 루블화 강세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도 인하했다.

하지만 브라질처럼 투기자본에 거래세를 부과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브라질은 지난 10월 단기성 투기자본에 거래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