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부터 한우의 사육 기간을 평균 3개월 단축하기로 했다.

이러면 한우 값이 5%가량 인하될 여지가 생긴다.

내년부터 막걸리에 대해 주 원료인 쌀 등의 산지(産地)를 표기하는 원산지 표시제와 품질 등급을 매기는 품질인증제가 시행된다.

막걸리 품질이 다양해져 취향에 따라 골라 마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30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SOC(사회간접자본).지역경제 분야 2010년도 합동 업무보고회'에서 이런 내용의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이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내년을 농어업 경영비 절감의 원년으로 삼고 사료비, 비료비 절약에 나서기로 했다.

우선 평균 30개월인 한우의 출하월령을 27개월로 줄이고, 돼지의 모돈당 출하두수(MSY.어미돼지 한 마리가 연간 출산해 출하하는 새끼돼지의 마릿수)를 평균 14.8마리에서 17마리로 늘린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사료비 4천600억원(전체 사료비의 6%)을 절감한다는 것이다.

사료비는 축산물 생산비의 55% 이상을 차지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축산물의 가격 결정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다른 변수가 고정돼 있다고 가정하면 사육 기간 단축으로 한우 값이 5%가량 인하될 수 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돼지의 MSY를 17마리로 높일 경우에도 5% 수준의 가격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또 모든 토지에 일률적으로 똑같은 비료를 처방하던 것을 내년부터 각각의 토질, 토지 특성에 맞춰 처방하는 '맞춤형 비료' 제도를 도입해 비료값 1천억원(11%)을 줄인다는 목표다.

에너지 절감시설 보급, 지열 난방, 목재펠릿(압축목재 연료) 등 신(新)재생에너지 사용을 통해 에너지 비용도 1천억원(4.7%) 줄이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또 안전한 농식품 공급을 위해 2011년까지 고독성 농약 12종을 퇴출시키고 2011년 하반기부터는 축산 항생제의 사료 첨가도 금지하기로 했다.

내년 12월부터는 수입 쇠고기도 한우처럼 유통이력제가 도입돼 소비자가 쇠고기를 구입하면서 원산지, 도축장, 등급 등의 정보를 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수입산이 국산으로, 또는 미국산이 호주산으로 둔갑할 길이 막히는 것이다.

올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히트상품으로 선정된 막걸리는 내년부터 주 원료인 쌀이나 밀의 산지를 표시하는 원산지표시제와 품질 등급을 매기는 품질인증제가 도입된다.

이를 통해 지난해 3천억원 규모였던 국내외 막걸리 시장을 2012년까지 1조원으로 키울 계획이다.

민간 자본 유치 확대, 위생 수준 향상, 이력제 도입 등으로 품질은 우수하지만 저평가된 국산 천일염을 명품 소금인 프랑스 게랑드염처럼 육성하기로 했다.

장태평 농식품부 장관은 업무보고에서 "마부작침(磨斧作針.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듦)의 자세로 한 번 시작된 개혁은 끝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