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용 살균방역제인 '삼종염(과산화설페이트칼륨)'은 동물의약품 업계에서 '감초'로 일컬어진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전염병 방지용 소독제이기 때문이다.

강력한 산화기능을 통해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각종 병원성 미생물을 살균하는 장점이 알려지면서 국내에서 20만여 축산 농가와 3000여 양계농가가 이 소독제를 사용하고 있다. 다만 기존 제품이 분말 형태로 돼 있어 정해진 양을 정확히 쓰기가 어려운 데다 낮은 온도에선 물에 잘 녹지 않으며 약한 바람에도 흩날려 사용자가 흡입할 수 있다는 단점을 갖고 있었다.

이 같은 문제점을 극복한 발포형 삼종염이 나왔다. 그 주역은 충남 예산에 있는 중소기업인 고려비엔피(대표 송기연).

송기연 대표는 29일 "자체 확보한 발포 제제기술을 활용해 빨리 녹으면서도 인체에 안전한 '라이프자켓-정'을 세계 최초로 개발,출시했다"고 밝혔다. 직경 1㎝ 크기의 알약 형태인 이 제품은 물과 반응하면 미세기포가 발생하면서 급속도로 용해된다.

송 대표는 "물에 넣은 뒤 5분 이내에 완전히 녹는다"며 "10~20분 이상씩 걸리는 기존 분말제제보다 사용하기 훨씬 편리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알약 한 알의 중량을 5g으로 제작,물 500㎖ 단위마다 한 알씩 녹여 쓸 수 있도록 해 정량 사용을 유도하는 것은 물론 약물 남용도 방지한다. 회사는 이 제품 개발 기술에 대해 국내 특허를 출원했으며,조만간 국제특허도 출원할 계획이다.

발포형 삼종염을 개발하기까지 난제가 적지 않았다. 자금 확보는 물론 다른 성분과 잘 섞이지 않는 삼종염의 물리적 특성상 기존 기술로는 유효 성분을 알약 형태로 만들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회사는 돌파구를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찾았다. 지역특화선도기업 지원금 7000만원과 순천향대 화학과 맹주향 교수의 도움을 받아 10개월간의 연구 끝에 지난 3월 제품 상용화에 성공했다.

송 대표는 "살균효과를 높이면 발포기능이 떨어지고,발포기능을 강화하면 살균기능이 약화되는 등의 문제점이 나타났다"며 "200여 차례의 시험생산 끝에 최적의 성분 배합비율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18명의 연구원은 회사 내 실험실에서 먹고 자면서 연구에 매달렸다. 여기에 회사 자금 1억3000여만원도 투입됐다.

회사는 최근 라이프자켓-정의 장점을 인정받아 인도네시아와 연간 2억5000만원어치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일본 중국 필리핀 유럽 남미 중동 등 10여개국 동물의약품 유통업체와 수출협상을 진행 중이다. 송 대표는 "발포형 제품으로만 2011년까지 30억여원의 추가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다양한 동물의약품의 제제형태를 개선한 제품으로 국내 동물의약품 업계의 대표주자로 커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한경·지경부·중진공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