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수송 조건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이 문제와 관련해 합의에 도달하면서 우크라이나를 거쳐 석유를 공급받던 동유럽 국가들이 한숨을 돌리게 됐다.

루보미르 야나테크 슬로바키아 경제장관은 세르게이 슈마트코 러시아 에너지 장관과 전화통화에서 합의 내용에 관해 브리핑을 받았다고 28일 밝혔다.

브라니슬라바 즈바라 경제장관 대변인에 따르면 이번 합의는 내년 우크라이나를 거쳐 유럽으로 공급되는 러시아 석유를 "차질없이 수송"한다는 내용이 뼈대다.

앞서 28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송유관 운영업체 사이에 계약을 둘러싼 분쟁이 생겨 자칫하면 우크라이나를 거친 러시아 석유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U 집행위에 따르면 러시아는 분쟁이 불거지자 EU와 구축해 둔 `조기경보 메커니즘'을 발동, 헝가리와 체코, 슬로바키아 등 우크라이나를 거쳐 석유를 공급받는 동유럽 국가들에 에너지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1월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가스 분쟁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공급을 전면 중단하는 바람에 우크라이나를 거친 유럽의 가스 공급이 모두 끊겨 유럽 국가 대다수가 한겨울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로베르트 피코 슬로바키아 총리는 "이번 분쟁은 석유 부족이 아니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 간 분쟁에 관한 사안"이라며 자신들은 석유와 가스에 "세계 시장 가격"을 낼 뿐 "양국 간 분쟁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브라티슬라바 dpa=연합뉴스) pul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