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경제는 가계 소비와 기업 설비투자 등이 개선되지 못하면서 국내총생산(GDP)증가율이 잠재성장률(2%대 중반)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경기 회복 초기에는 잠재성장률을 훨씬 상회하는 경제 성장을 보이지만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경기회복 강도가 미약할 것이란 전망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010년 미국경제가 2.5~3.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와 BNP파리바는 2010년 미국 경제성장률을 각각 2.1%,2.0%로 전망했다. JP모건체이스,크레디트스위스는 각각 3.2%로 새해 성장률을 제시했다. 이 같은 성장률로는 두 자릿수 실업률을 크게 낮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제 성장의 최대 걸림돌은 위축된 개인소비 지출을 꼽을 수 있다. 주택 시장 침체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과 고용시장 악화로 소비증가가 경제성장률을 밑돌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경기회복을 이끌어 온 재정확대 효과가 점차 소진되는 가운데 정부에서 민간으로 성장동력이 옮겨갈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소비 지출이 살아나지 않으면 민간 주도의 경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하지만 비전통적 방식의 신용공여 정책으로 시중에 대규모 유동성이 풀린 만큼 예기치 못한 정책 실패가 발생하지 않는 한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렸지만 마이너스 수요 압력이 지속되면서 물가가 크게 상승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편이다. 물가 상승 압력이 없을 경우 FRB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상당 기간 낮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가 금융사들은 소비자 물가가 상승세로 돌아서겠지만 상승률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은 세계 경기 회복과 미 달러화 약세 등에 힘입어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