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의 잇단 임단협 타결로 올 연말연시 울산 지역에 1조원 이상의 뭉칫돈이 풀릴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금융 · 유통 · 부동산 업체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8일 부산지방노동청 울산지청 등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이날 노사 임단협 조인식이 끝남에 따라 29일까지 성과금 200%와 타결 일시금 200만원,정기상여금 100%를 한꺼번에 지급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내년 1월과 설명절 이전까지 나머지 성과금 100%와 격려금,무파업 및 임금동결 보상차원의 300만원도 지급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급여를 모두 합하면 15년차 기준으로 1인당 평균 1700만원 안팎에 달할 것"이라며 "울산공장에서 생산직과 사무직이 3만명 정도 근무하는 점에 비춰 총 지급액은 5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현대차 사내 협력업체 5000여명도 정규직 근로자의 70%에 해당하는 성과금과 임금 등을 받게 돼 내년 설 이전까지 현대차에서만 8500억원가량이 풀릴 전망이다.

현대중공업도 연말성과금 355%를 올해 중 지급한다. 이와는 별도로 정기상여금 200%도 지급키로 해 이 회사 임직원 2만5000여명은 1인당 평균 1100만원가량을 받게 된다. 현대미포조선도 이번주 협상이 타결되면 현대중공업과 비슷한 수준의 성과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울산지역 금융계에서는 현대차,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 등 3개사에서 1조원 이상이 지급될 것으로 보고 근로자 대상의 예 · 적금 및 펀드 유치를 위해 맞춤형 금융상품 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부동산 업계와 건설 업체들도 1만여세대에 달하는 미분양 아파트를 대상으로 집중 마케팅에 들어갔다.

지역 유통업계와 여행업계도 경쟁적으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준희 태화세계로여행사 대표는 "매일 출퇴근 시간대에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정문에서 국내외 유명 관광상품 홍보전단을 나눠주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신종플루로 발생한 경영 손실을 만회해볼 작정"이라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