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초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로 UAE에 '원전 특사'로 파견됐던 한승수 전 국무총리는 "이번 UAE 원전 수주는 한국이 에너지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발돋움하는 계기"라고 평가했다.

한 전 총리는 28일 한국경제신문과 전화 인터뷰를 갖고 "우리나라는 그동안 산유국으로부터 석유를 수입해 왔지만 이제는 전기를 수출하는 산전국이 됐다"며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기후변화 시대에 저탄소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는 원전을 주력 수출산업으로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에서 원전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프랑스 아레바와 경쟁해 이겼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한국형 원전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다"며 "중동뿐만 아니라 전 세계 원전 수요의 4분의 1만 가져와도 향후 20년간 300조원의 시장을 챙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UAE 특사 파견과 관련,"그 당시에는 우리가 프랑스에 비해 불리한 상황이었다. 대통령께서 특사 요청을 해와 받아들였고 바로 즉시 모하메드 왕세자에게 연락을 취하고 날아갔다"고 전했다. 그는 "프랑스는 UAE와 역사적으로 깊은 관계를 가진 상황이고,우리는 기술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았다"며 "한국은 원자력 외에 정보통신,제조업 기술,인력개발 등에서 프랑스보다 발전돼 있다. 우리와 협력하면 아부다비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점을 집중 설명했다"고 소개했다.

한 전 총리는 이 대통령의 '담판 외교'와 관련,"현대건설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이 대통령은 중동지역을 누구보다 훤히 꿰뚫고 있으며 원전수출 시장의 가능성과 경제적 이득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원전을 계속 수출하다 보면 인력이 부족해진다"며 "대학의 원자력학과도 그동안 많이 줄어 4개밖에 없는데 인력을 더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