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화당국이 인플레이션 우려가 없다고 진단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월가에서는 이를 염두에 둔 투자가 고개를 들고 있다.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투자회사인 스테판의 빌 테드포드 매니저는 내년부터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고 고객들에게 목재와 국제원유 등 상품에 투자할 것을 권하고 있다. 그는 신용위기가 발생한 뒤 1조달러 규모의 유보금을 제외하고도 통화량 팽창이 11%에 달해 결국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년 말까지 소비자물가가 3~4%, 2011년에는 5~6%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게다가 초과 유보금이 시중에 풀리면 인플레이션이 훨씬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존 폴슨도 통화 팽창은 인플레이션 전조라며 최근 금 펀드를 조성했다. 경제성장 정도에 비춰볼 때 시중 유동자금을 흡수하기 어렵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하지만 골드만삭스 등은 통화량 증가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