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업에 거액 투자..'투명성 부족' 비판도

중국의 은행들이 아프리카에 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9조달러의 자본을 보유한 중국의 은행들이 아프리카 지역의 각종 사업에 대출을 늘리고 있다면서 이는 기존의 정부 간 투자계약과 다른 방식이라고 24일 전했다.

WSJ에 따르면 중국 최대 국유은행인 공상은행(ICBC)은 지난해 남아프리카 스탠더드 뱅크의 지분 20%(55억 달러 상당)를 사들인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두 은행이 보츠와나의 발전소 프로젝트에 16억 달러를 공동 투자하기로 했다.

올해는 공상은행과 함께 중국의 2대 은행인 건설은행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금융기관인 산업개발공사(IDC)에 1억 달러의 신용한도를 제공했다.

중국의 은행과 IDC 간 거래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 지난달에는 중국개발은행(CDB)이 카이로에 첫 지점을 개설했다.

중국의 은행들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아프리카 공략'에 나서면서 최근 급증하고 있는 중국-아프리카 교역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양측의 교역액은 1995년 40억 달러에서 지난해 1천70억 달러로 급증했다.

중국이 2006년 설립한 중.아프리카발전기금(CADF)은 아프리카 투자액을 50억 달러까지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록펠러재단과 세계은행 등은 중국과 아프리카의 양자 거래에 투명성이 부족하다면서 대규모 투자 계약과 관련한 정보가 거의 없다고 비판했다.

실제 나미비아 정부는 올해 초 뇌물제공 혐의로 중국 국영기업인 누크테크를 조사하기도 했다.

당시 누크테크 대표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아들인 후하이펑(胡海峰)이었다.

CADF의 요하네스버그 사업 담당자는 이 같은 비판 여론에 대해 "우리는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에서 좋은 평판을 얻고 있고, 계속 긍정적인 평판을 쌓고 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각국이 도로, 상수도, 발전, 통신 등 사회간접자본 확충을 위해 중국의 대규모 자본을 필요로 하는 것은 사실이다.

세계은행은 앞으로 10년 동안 아프리카의 사회간접자본 개발에 연간 93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스탠더드 뱅크의 최고경영자 잭 마리는 "아프리카 대륙에는 엄청난 자금 수요가 있다"며 "(자금 지원은) 많을수록, 저렴할수록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거액의 자본이 유입되면서 아프리카 업체들이 국제시장에 휘말려들 것이라며 중국과 거래에서 아프리카 측이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함보현 기자 hanarmd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