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점유율 30% 넘어..미디어 지각변동 신호탄

CJ그룹이 온미디어 인수를 확정지으면서 지상파 방송의 위력에 버금가는 최대 채널사용사업자(PP)로 거듭났다.

24일 CJ그룹 계열인 CJ오쇼핑은 ㈜오리온과 특수관계자가 보유한 ㈜온미디어의 지분 55.2%를 4천345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간 시장에서 온미디어의 채널들과 힘겨운 싸움을 벌여온 CJ 미디어 계열이 온미디어를 흡수하면서 이제 유료채널 시장은 완전히 CJ계열이 장악하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이는 무엇보다 내년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합편성채널 등장 등 미디어 업계의 지각변동 움직임과 결부시켜 보지 않을 수 없다.

인수 결정을 통해 유료채널 내에서 늘 버거운 경쟁 상대였던 온미디어와의 경쟁
국면을 타개하고 몸집을 불림으로써 유료채널 시장 내부로부터 외부로 눈을 돌릴 수 있는 `전략적 입지'를 굳히게 된 것이다.

이로써 CJ는 `미디어 빅뱅'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CJ 관계자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로서 지위를 굳히고, 규모의 경제를 통한 비용 효율성 및 인적.운영 역량을 키워 중장기적으로 경쟁력 있는 방송사업자와 콘텐츠 제공업자의 연계 모델(MSO+MPP:MSP) 구축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1.2위 결합 시너지 기대 = 종합오락 채널 `tvN' 등 기존에 보유한 8개 채널에 OCN과 캐치온, 투니버스 등 10개 채널을 더하게 된 CJ계열은 명실상부한 업계 최강자로 군림하게 됐다.

CJ가 보유한 CJ헬로비전 가입자(260만명)와 온미디어 계열 SO 가입자(56만명)를 합쳐 32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함으로써 `MSO(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지위도 더욱 굳건히 했다.

이로써 CJ의 유료방송 시청점유율은 30%를 넘게 될 전망이다.

CJ측은 이 같은 독보적인 채널과 가입자 기반을 토대로 홈쇼핑 분야에서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 새로운 시장 창출을 통해 기존의 지위를 더욱 굳건히 한다는 전략이다.

CJ오쇼핑 이해선 대표는 "미디어에 쇼핑을 접목한 컨버전스 모델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간다는 전략에서 인수를 추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료채널 시장 재편과 홈쇼핑 업체의 채널 기반 강화 전략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라는 것이 CJ측의 설명이다.

최근 미국 최대 케이블TV 방송업체인 컴캐스트가 NBC유니버셜 지분 51%를 인수한 바 있으며, 미국 최대 홈쇼핑 업체인 `QVC' 역시 `MSP' 사업구조를 통해 홈쇼핑 방송에 콘텐츠를 접목한 컨버전스 사업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MSP'에 주목..콘텐츠 시장엔 자극 = MSP를 지향하는 거대 CJ 미디어 계열의 출현은 열악한 국내 콘텐츠 시장에 새로운 자극을 줄 것이란 기대가 적지 않다.

일단 규모를 갖춘 CJ 측은 일부 중복된 영화.여성 채널들을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을 거쳐 본격적으로 콘텐츠 다양화와 질 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신문업계 등 종편 진출을 노리는 외곽의 콘텐츠 제공업자들과 기존 방송채널 사용 사업자(PP) 등 사이에 인수.합병(M&A) 열풍이 조만간 불어닥치리란 전망도 나온다.

케이블TV업계 한 관계자는 "종편 진출이 가시화될 때까지 모든 관련된 사업자들이 암중모색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상파 방송과 IPTV 업자, 기존 MSO 등의 입지를 뒤흔드는 한차례 커다란 태풍이 불어닥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김중배 기자 jb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