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 방송 · 영화 · 출판시장을 이끌었던 킬러 콘텐츠들이 해외시장에서도 '대박'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병헌 김태희 주연의 '아이리스'는 방영 전부터 일본에 선판매된 데 이어 중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베트남 태국까지 아시아 7개국에 수출됐다. 일본 선판매금액만 50억원에 이른다. MBC 수목드라마 '히어로'도 일본을 비롯해 홍콩,싱가포르,필리핀,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5개국에 팔렸으며,중국 대만과도 수출 상담을 벌이고 있다.

상반기 최고 히트작 '꽃보다 남자' 역시 일본 엠넷재팬과 TBS,중국 대만 필리핀 홍콩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등 10개국에 선판매돼 해외 판권으로 50억원을 벌었다. 사극으로 최고 인기를 끌었던 '선덕여왕'도 일본 대만 등 15개국에 판매됐다. 일본 후지TV는 최근 몇 년간 계약한 한국 드라마 중 편당 최고 금액으로 이 드라마를 사갔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올해 문화 콘텐츠 수출은 전년보다 25.6% 증가한 3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문화체육관광부는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문화콘텐츠가 해외에서 대박행진을 벌이는 것은 현대인들의 문화코드인 3S(스피드 · 스케일 · 스타일)를 충족시키면서 완성도를 높인 데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기업들의 약진 후광효과를 본 결과라고 해석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상반기 방송 콘텐츠 수출만 7924만5000달러를 기록,2007년 상반기에 비해 37% 늘었다. 이 가운데 지상파 방송사의 수출액이 50%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 9월 서울에서 열린 '제9회 국제방송영상견본시 및 글로벌 미디어 포럼'과 10월 프랑스 칸의 '국제 콘텐츠 견본시 2009'에서도 각각 2056만달러와 800만달러어치의 방송 프로그램을 수출했다.

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올해 방송 프로그램 수출만 1억5000만달러(약 1770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경기 침체로 거의 모든 국가들이 밝고 경쾌한 드라마와 스케일이 큰 대작들을 선호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방송콘텐츠가 제격"이라고 말했다.

영화 쪽에서도 '국가대표'와 '전우치'가 각각 6개국과 9개국에 수출됐고 한 · 프랑스 합작영화 '여행자'도 홍콩 태국 등에 잇달아 팔려나가고 있다.

출판 분야에서는 올해 최고의 화제작인 신경숙씨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가 15개국에 수출됐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영미 · 유럽권과 브라질 이스라엘 일본 중국 대만 베트남에 이어 최근 노르웨이와도 계약을 마쳤다. 중국은 번역을 마친 상태이며 미국과 영국은 2011년 5월 출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 15개국 선인세 총액은 5억여원이다.

한편 국내에서 2000만부 이상 팔린 예림당의 《Why? 시리즈》도 중국 대만 베트남 인도네시아 프랑스 러시아 등 6개국 수출에 이어 지난 9월 과학체험전시관인 'Why?파크'를 미국의 세계적 매니지먼트사인 LB에 전시 저작권을 수출했다.

'욘사마' 배용준은 드라마뿐만 아니라 자신의 책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까지 일본에 수출했다. 연기자 이혜영의 《뷰티바이블》《패션바이블》도 30만부 이상 팔리면서 중국과 대만 등에 수출됐다.

고두현/유재혁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