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state]안개속 부동산 시장…서울·보금자리 매력 더 커질듯
[Real Estate]안개속 부동산 시장…서울·보금자리 매력 더 커질듯
부동산 시장이 안개 속이다. 일부 유망 택지지구 · 신도시 신규 분양만 호조를 띠고 기존 주택시장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내년에 세계 경제가 회복되고 한국은 5% 안팎의 성장률로 상대적으로 고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그리 믿음이 가지 않는다. 규제완화 조짐만 엿보이면 투기자금이 몰려드는 터라 정부도 세제,대출 관련 규제 등을 쉽사리 풀기 어렵다. 출구전략에 따른 금리인상 불안감도 떨치기 어렵다.

특히 올해 시장의 버팀목이 됐던 신규 분양시장도 내년을 장담하기 힘들게 됐다. 양도세 감면 혜택이 내년 2월11일이면 끝나 분양 물량이 급감할 전망이기 때문. 분양이 많아야 수요자들의 관심도 잡아끌 수 있는데 일단 내년은 불투명하다. 또 유망지역의 물량과 그렇지 않은 분양 물량 사이에선 극심한 청약 양극화가 벌어질 수 있다. 신규 분양을 중심으로 내년 시장을 들여다본다.

[Real Estate]안개속 부동산 시장…서울·보금자리 매력 더 커질듯


◆분양 물량 급감할 듯

내년에 분양할 주택 물량은 줄어들 전망이다. 양도세 감면 혜택이 종료되는 데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도 연기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동전의 양면이긴 하지만 주택업계가 양도세 감면 혜택이 끝나는 내년 2월11일 이전에 분양을 마치려고 사업추진 속도를 빨리 하면서 '밀어내기'를 한 것도 한 요인이다. 올초 줄줄이 워크아웃에 들어간 주택업계의 분양 물량이 상당수 취소되기나 무기 연기된 탓도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내년 전국 총 401개 단지에서 37만3086채(분양 및 임대아파트,오피스텔,주상복합,연립 및 타운하우스 포함)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25만3233채가 일반에 분양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올해 분양계획 물량(40만8934채)의 61.9%에 불과하다. 그나마 수도권에서 예정된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이 공급부족을 조금이라도 메워주길 기대할 수밖에 없다.

보금자리주택 지구가 몰려 있는 경기지역은 올해 계획물량(15만5406채)과 비슷한 15만2049채가 분양될 예정이다. 올해 경제자유구역에서 대량의 신규 분양(3만2596채)이 나왔던 인천지역의 내년 분양 물량은 2만1941채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18만2411채의 분양 계획이 잡혔던 지방에선 내년에 불과 5만3360채만 공급될 예정이다.

월별로는 2차 보금자리지구 사전예약이 실시되는 내년 4월 5만7756채가 일반 분양될 계획이다. 다음으로는 봄 분양 성수기가 본격 시작되는 3월에 2만4205채,양도세 감면 혜택 막바지 물량이 쏟아질 1월에 2만254채가 일반분양으로 나온다.

[Real Estate]안개속 부동산 시장…서울·보금자리 매력 더 커질듯
◆서울지역,보금자리에만 관심


내년 신규 분양시장에선 서울지역과 보금자리주택지구를 빼면 인기 단지가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은 내년 강남권 용산 강동 등 인기 단지에서 다수의 분양 물량이 대기 중이다. 특히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 재개발 아파트와 재건축 후분양 아파트가 많아 올해의 분양 열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보금자리주택은 내년 서울 내곡,세곡2지구,경기 구리 갈매,남양주 진건,시흥 은계,부천 옥길지구 등 2차지구에서 4월 중 분양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3차지구에 대한 사전예약이 진행될 전망이다. 2차지구는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보다 입지여건이 뛰어나고 분양 지역도 확대돼 수요자들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신도시에선 위례신도시,김포 한강과 고양 삼송지구 등에서 대규모 분양 물량이 쏟아진다. 위례신도시는 지역우선공급 문제가 정리되지 않아 분양시기를 점치기 어렵다.

◆미분양 다시 늘어날 수도

올해 말 '분양대전' 이후 미분양이 다시 증가할 위험도 있다. 연말 밀어내기식 분양으로 공급 물량이 단기간에 늘어나는 바람에 양도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비인기 단지는 수요층 흡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각에선 올 들어 미분양이 줄어든 것은 미분양 아파트를 금융상품화해 유동화한 결과일 뿐 전국적으로 시장이 호전됐기 때문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단 금융회사에 미분양 아파트를 팔아 자금을 조달한 뒤,일정한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지방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면 건설사의 자금사정을 압박해 더욱 주택공급을 위축시키게 된다. 돈을 빌려 집을 산 지방 주민이나 수도권 투자자들의 가계 부실도 우려된다. 내년 상반기는 올초 심각했던 시장 침체가 재연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셋값 상승세 지속

전셋값이 수도권 중심으로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란 관측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전월세로 안정적인 수입원을 찾는 투자자들은 더욱 그렇다.

먼저 서울에선 내년 재개발 · 재건축에 따른 멸실주택이 급증하지만 입주 물량은 적어 전세대란까지 우려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 등에 따르면 서울에선 올해와 내년 뉴타운 · 재개발 · 재건축 등으로 다세대 · 다가구주택 등의 멸실주택이 총 8만채가 넘을 전망이다. 내년 서울지역 입주 물량은 소폭 늘어나긴 하지만 '언발에 오줌누기'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지역 입주 물량은 올해 2만9000채에 이어 내년에는 3만5000채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2000~2008년 평균 입주물량(5만7568채)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물량이다. 더구나 올해 전셋값 급등 진원지인 강남권의 입주물량은 4500채가 채 안 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서울은 멸실가구에 비해 입주물량이 턱없이 적어 전세난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