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스카이라이프 동맹…"3D TV 석권 나선다"
LG전자가 3차원(3D) TV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위성방송업체인 스카이라이프와 손잡았다. 스카이라이프는 24시간 방송을 송출하는 3D 채널을 내년 1월부터 공식 가동하고 LG전자는 다양한 크기의 3D TV를 조기에 출시,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두 회사는 15일 서울 양재동 LG전자 서초 R&D캠퍼스에서 3D TV와 방송 분야에서의 협력을 골자로 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3D TV · 방송 관련 제품 및 기술 표준화 △3D 콘텐츠 제작 및 해외시장 보급 △복합상품 판매 등의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다.

◆3차원 방송시대 열린다

TV 제조만 담당했던 LG전자가 직접 콘텐츠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게 이번 제휴의 특징이다. 두 회사가 공동으로 재원을 마련해 방송용 3D 콘텐츠,3D 영화 등을 제작하고 배급 사업도 함께 벌이기로 한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3D TV 시장 활성화의 최대 과제인 콘텐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며 "방송 파트너인 스카이라이프와의 공동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3D TV=LG'라는 이미지를 심겠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개척기인 내년엔 40만대의 3D TV를 판매한 뒤 2011년엔 340만대를 판매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두 회사는 최근 광화문에서 열린 스노보드 월드컵을 3D 입체방송으로 제작해 다음달 초 전국에 방송하는 것을 시작으로 밴쿠버 동계올림픽,교육용 콘텐츠 등을 3D로 제작할 예정이다.

◆삼성 · 소니 · 파나소닉도 진출 예고

LG전자는 지난 8월 선보인 47인치 제품에 이어 연말부터 순차적으로 42,47,55,60,72인치 등 다양한 종류의 3D TV를 선보일 예정이다. 테두리와 화면의 경계를 없앤 글로벌 전략 제품 '보더리스 TV'에도 3D 기능을 적용하고,150인치 3D 프로젝터도 내년 3월께 내놓을 계획이다.

올해 말부터 출시되는 3D TV에는 특수 안경이 함께 제공된다. TV 화면에 3D 필터를 부착한 수동형 제품에는 편광안경이,필터가 없는 능동형 제품에는 왼쪽 눈과 오른쪽 눈을 번갈아 가면서 가려주는 셔터안경이 필요하다. 안경이 필요없는 제품도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시청시 눈의 피로감이 크다는 이유로 출시 시기를 내년 이후로 늦췄다. 이 제품은 주로 공공장소 광고용 디스플레이로 활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소니,파나소닉 등도 내년 중 3D TV 라인업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3D 방송 시청이 가능한 LED TV를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 방법으로 LED와 3D 소비자를 함께 공략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TV 시장의 화두가 LED였던 데 비해 내년은 3D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TV와 콘텐츠를 패키지로 판매

LG전자 TV를 구매해야만 스카이라이프의 3D 방송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삼성이나 소니,파나소닉 등이 만든 제품을 이용하는 소비자들도 스카이라이프에 시청료를 내면 3D 방송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의 종류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회사 관계자는 "LG전자가 투자해 만든 프로그램 상단에 LG 로고를 삽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 방안이 현실화되면 다른 TV 메이커들이 스카이라이프와 제휴하는 것을 꺼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TV와 콘텐츠를 묶은 결합상품 가격을 낮게 책정해 경쟁자들의 진입을 어렵게 하는 방법도 동원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남아공 월드컵을 계기로 TV 메이커들의 콘텐츠 제작이 붐을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TV가 대중화되면 콘텐츠에 투자하지 않는 TV 메이커들은 도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