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재무적투자자(FI)들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풋백옵션 연장 요청을 받아들임에 따라 대우건설 매각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번 주에 대우건설 최종인수 협상자 1곳을 선정할 계획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이번 주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자베즈파트너스와 TR컨소시엄 중 1곳을 최종인수 협상자로 선택할 계획"이라며 "올해 안에 대우건설 인수자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자베즈파트너스는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 중 하나인 아부다비투자공사(ADIC) 등과 손잡고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계 건설회사가 주도하는 TR아메리카(TR America) 컨소시엄은 미국의 티시맨 건설과 아메리카 뱅크노트, 씨티은행 등의 금융회사들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관계자는 "금호 측에서 최종인수 협상자 선정을 위해 고심하는 것으로 안다"며 "조만간에 결론이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베즈파트너스와 TR컨소시엄이 아직 전략적 투자자를 완전히 확보하지 못해 대우건설 매각이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이 지난달 24일 대우건설 매각주간사 역할을 포기하고 인수자에 자금지원을 해주겠다고 밝히면서 이런 우려가 더 커졌다.

산업은행은 올해 말까지 대우건설 매각을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자베즈파트너스와 미국계 TR아메리카 등 2개 컨소시엄과 인수금융 지원 여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당시 밝혔다.

채권단은 일단 금호 측의 협상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비상대책도 준비하고 있다.

대우건설 매각이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마련한 대책으로 산업은행이 조성한 사모펀드(PEF)로 매입하는 방식 혹은 채권은행이 금호와 재무적 투자자가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가운데 절반가량을 사들여 공동 관리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금호 측의 대우건설 매각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며 "이번에 재무적 투자자들이 풋백옵션 행사 연기에 동의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김태종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