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동존이'로 일치된 것부터 실현돼야"
"동아시아공동체 실현 위해 한.중.일 협력필요"
"1~2개국이 세계 문제 처리하는 시대 지났다"


중국의 차기 국가주석으로 유력한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은 12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과 동아시아 공동체가 조기에 실현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이 아직 'G2(주요 2국)'에는 못 미친다면서 "세계의 문제를 1~2개 국가가 맡아 처리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시 부주석은 방한을 4일 앞둔 이날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한.일 특파원들과 기자회견을 갖고 "경제.무역 관계가 양국관계 추진(발전)에 중요한 동력"이라면서 한중 FTA가 실현되면 경제.무역관계에서 더욱 지속적인 발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시 부주석은 이달 14일부터 22일까지 한국(16~18일), 일본, 캄보디아, 미얀마 4개국 순방에 나서는 데 부주석 취임후 4번째 이뤄지는 외국 순방에서 상대국 기자들과 사전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한.중 FTA와 관련, "한.중 양국간 공동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양국은 FTA에 대해 의견이 일치하지만 의견차도 있다"면서 "산업별 수요와 수용 능력을 감안해 추진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시 부주석은 특히 "구동존이(求同存異: 같은 것은 추구하고 이견은 남겨둔다) 정신을 발휘해 우선 의견이 일치한 것부터 실현될 수 있는 조건을 마련, 조속한 시일내에 협상에 착수할 것을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중.일 협력구상에 대해 "이는 동아시아 공동체 실현을 위한 기본단계"라면서 "한.중.일은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내용이 풍부하며 특히 한.중은 인접하고 문화가 서로 통하며 국민간 우호 교류의 역사교류가 깊어 협력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시 부주석은 "3국간 협력이 이뤄지면 이는 동아시아 공동체로 이어져 역내는 물론 아시아와 세계의 이익에 부합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한 한.중.일 간의 역사적인 기회를 잘 이용해 협력분야를 확대하고 새로운 분야를 창조함으로써 동아시아 공동체 건설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6자회담 전망에 대해 시 부주석은 "각 당사국은 9.19 공동성명의 정신을 살려 6자회담이 재개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부주석은 한.중관계가 전략적 협력 동반자라는 새로운 관계로 발전해 기쁘고 만족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한.중 양국이 상호 고위층 교류 등을 통해 각 분야에서 전략적 관계와 교류를 더욱 확대하고 강화하기를 바란다고 역설했다.

중국이 미국과 더불어 G2(주요 2국)로 부상하고 있다는 설에 대해 시 부주석은 "중국은 책임감을 갖고 전 지구적인 문제 해결에 적극 참여하겠지만 아직 G2에는 못 미치며 세계의 문제를 1-2개 국가가 맡아 처리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시 부주석은 한국 정부 초청으로 오는 16일 서울에 도착해 18일까지 머물며 방한 기간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하고 김형오 국회의장, 정운찬 국무총리와 회동 및 회담한다.

그는 2005년 저장(浙江)성 당서기 시절 방한했지만 지난해 3월 부주석에 취임한 뒤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 부주석은 방한에 앞서 오는 14일부터 일본을 방문하며 한국 방문 이후 캄보디아와 미얀마를 순방한다.

(베이징연합뉴스) 조성대.홍제성 특파원 sdcho@yna.co.kr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