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전기자동차 열풍이 몇 차례 있었다. GM도 10여 년 전에 'EV-1'이란 전기차 약 3000대를 만들었다가 폐기했다. 기술적인 보완점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도 1991년 쏘나타 전기차를 시작으로 수차례 개발을 해왔다. 그러나 문제가 많았다. 대안으로 나온 것이 하이브리드카(내연엔진이 주동력,전기모터가 보조동력인 친환경차)다.

당장 내일,모레면 전기차를 탈 것처럼 얘기하는데 착각이다. 과연 그럴 것인가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지금은 '혼돈의 시대'다. 닛산이 전기차를 내세우고 있지만 하이브리드카 조직이 훨씬 크다. 혼다는 가까운 미래엔 하이브리드카를,먼 미래엔 수소연료전지차를 염두에 두고 있다. BMW는 수소차를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어디로 가야할지 아무도 정확히 모른다. 현대차만 헷갈리는 것은 아니다.

여러 대안 중 하나만 선택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하지만 몇 가지 신빙성 있는 연구에 따르면 전기차가 당장 현실화되기는 어렵다. 현재까지 이론적으로 개발 가능한 차량용 배터리를 예로 들면 무게가 엄청나다. 닛산이 개발했다는 경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무게가 500㎏쯤 될 것이다.

24㎾의 출력을 내는 배터리를 만들려면 평균 시세로 3000만원이 든다. 모닝과 같은 경차의 가격이 6000만원 정도라면 누가 사겠는가.

현대차는 이런 이유에서 적어도 2020년까지는 하이브리드카가 대세라고 본다. 이후 10년간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가 중심이 될 것이고,2030년에 석유 자원이 고갈됐다는 경고가 나올 때쯤 전기차나 수소연료전지차의 시대가 본격화될 것이다. 현대차는 이 같은 전망에 맞춰 친환경차 로드맵을 확정했다. 디젤 엔진도 대안일 수 있겠지만 최근 유럽 내에서조차 이용률이 떨어지고 있다.

박동휘 기자/김유대 인턴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