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이 가나에서 총 사업비가 100억 달러에 이르는 초대형 주택 건설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8일 국토해양부 등에 따르면 STX그룹 강덕수 회장은 9일 가나 현지에서 주택 20만 가구와 고급 빌라 300가구를 건설하기 위한 합작법인을 만드는 계약을 가나 수자원주택부 장관 및 주택은행 이사와 체결한다.

STX그룹은 이 계약에 따라 현지 합작법인을 통해 쿠마시, 케이프코스트, 볼가탄가, 호 등 가나의 10개 도시에서 공동주택 등 주택 20만 가구를 건설하게 된다.

사업기간은 총 5년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해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건설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정부와 민간업체가 공동으로 사업하는 민관협력사업(PPPㆍPublic Private Partnership)으로 추진됐다.

가나 측은 앞으로 주택건설을 위한 토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반입 장비 및 자료의 면세를 허용할 예정이다.

한국 측은 100억 달러에 달하는 건설자금을 직접 조달하고 현지 인력 30% 고용 등을 약속했다.

사업 규모가 큰 만큼 주택 건설은 STX그룹 계열사인 STX건설 외에도 다수의 국내 건설사가 도급 계약 형태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건설하는 주택 20만 가구는 가나 정부에서 국민주택 9만 가구를 인수하고, 나머지 11만 가구는 가나 주택은행에서 분양대금 100%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일반에 분양할 계획이다.

고급 빌라의 소유권은 STX가 갖는다.

이번 수주는 평소 아프리카 진출에 관심을 보인 강덕수 회장의 강력한 의지로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 회장은 지난 10월 직접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과 가나 등을 방문해 신사업 개척을 타진하고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차원의 지원 노력도 한 몫 했다.

정부는 그동안 카메룬, 가나 등 아프리카의 유망지역에 시장 개척단을 파견하고 고위급 인사를 초청하는 등 적극적인 건설 외교를 펼쳐왔다.

특히 지난 8월에는 박영준 국무차장을 단장으로 하는 우리 정부 대표단이 가나를 방문해 수자원주택부 장관을 면담하고, 우리나라 주택건설 역량을 홍보하는 등 이번 수주를 측면 지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는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내전이나 식민지배 등으로 인프라가 낙후돼 국내 기업들이 개척해야 할 신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이 지역 국가들은 단기간에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룬 우리나라와의 협력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앞으로 자원확보와 더불어 중동에 편중된 해외건설 수주지역을 다각화하는 차원에서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총리실을 중심으로 국토부, 지식경제부, 외교통상부 등 관계부처와 공기업의 고위급으로 구성된 협의회를 구성해 자원-인프라를 연계한 패키지 거래를 모색하는 등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진출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그러나 이 사업이 미개척지인 가나에서 진행되고, STX그룹이 100억 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비를 직접 조달해야 하는 구조여서 회의적인 반응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초 대우조선해양과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이 오만의 두쿰(Duqm) 지역에서 추진하기로 한 총 200억 달러 규모의 신도시 건설 사업도 별다른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가나 현지의 주택 분양성, 가나 정부의 공사대금 지급 능력 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게 문제"라며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지를 판단하는 것이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 가나 사업추진 현황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안 희 기자 sms@yna.co.kr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