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열풍에 막걸리 수출 역대 최대

심장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 속에 매년 늘어난 우리나라의 포도주 수입이 올해에는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경기침체의 여파 속에 맛과 효능이 부각된 막걸리 열풍까지 불면서 포도주 소비가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큰 인기를 끄는 막걸리는 한류 열풍을 타고 일본으로 많이 건너가면서 수출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 포도주 수입, 11년만에 감소

8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 1~10월 포도주 수입액은 9천343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억4천395만달러)의 64.9%에 그쳤다.

수입량(1만9천96t)도 지난해의 77.6%에 불과했다.

국가별로는 프랑스산 포도주 수입액이 3천30만달러로 가장 많고 뒤이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인 칠레(2천36만달러), 이탈리아(1천460만달러), 미국(900만달러), 호주(653만달러), 스페인(526만달러), 독일(234만달러) 순이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포도주 수입은 지난해의 70~80% 수준에 그치고 외환위기가 불어닥친 1998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1998년 포도주 수입액(649만달러)은 1997년(2천281만)보다 71.5%가 감소했고 수입량(2천559t)도 72.7%가 줄었다.

그러나 이후 포도주 수입은 매년 꾸준히 늘어 수입액은 10년 만인 지난해 1억6천651만달러로 25.7배 늘었다.

수입량(2만8천795t)도 11.3배 증가했다.

포도주가 심장병 예방에 좋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오면서 독한 양주를 대신해 웰빙주로 인식되는 분위기가 퍼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경기침체의 여파 속에 막걸리 열풍까지 불면서 웰빙주인 포도주의 수입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백화점에서도 국산 막걸리 누보가 프랑스산 보졸레 누보보다 잘 팔리는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내년을 목표로 하는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15%의 관세가 즉시 철폐되므로 포도주 수입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막걸리 열풍에 수출 역대 최대

막걸리 수출은 올해 들어 10월까지 중량과 금액이 이미 지난해 전체 수준에 육박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1~10월 막걸리 수출은 5천199t, 425만달러어치로 작년 동기 대비 수출량은 29.1%, 수출액은 30.3%가 증가했다.

이는 이미 지난해 수출량(5천457t)과 수출액(442만달러)의 각각 95.3%, 96.1%에 달하는 것이다.

이처럼 막걸리 수출이 급증한 것은 한류 붐을 타고 대 일본 수출이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발효주인 막걸리가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막걸리를 찾는 일본인이 많아지고 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일본에 수출한 물량은 4천471t으로 전체 수출량의 86.0%를 차지했고 수출액(377만달러)도 88.7%에 달했다.

일본 외에는 미국(386t), 중국(150t), 베트남(78t), 호주(31t), 홍콩(23t), 태국(21t) 등으로 조금씩 수출됐다.

막걸리 수출량은 1998년 631t에서 10년 만인 지난해 64.8배 증가했고 수출액은 같은 기간 7.2배 늘었다.

앞으로 막걸리가 일본을 넘어 미국, 유럽 등에 수출되는 웰빙주로 자리 잡으려면 고급화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막걸리 수출업체인 이동주조㈜는 막걸리가 세계화에 성공하면 우리나라의 주류 수출이 지난해 2억3천만달러 수준에서 2017년 10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k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