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도 불구하고 올해 중국 굴착기 시장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두산인프라코어 중국 자회사인 두산공정기계(DICC)는 올해 1만4000대 이상의 굴착기를 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3일 밝혔다. 작년보다 16% 늘어난 규모다. 매출액으로는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누적 판매대수는 1만3294대로,이미 작년 연간 판매량 1만2101대를 넘어섰다.

두산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15.7%다. 일본 고마쓰와 함께 1위를 달리고 있다. 일본 히타치와 현대중공업,중국 현지 기업 등이 뒤를 이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김동철 두산중국투자유한공사 법인장(부사장)은 "금융위기 여파로 미국과 유럽 시장이 붕괴되면서 올해 중국 건설기계 시장은 가장 치열한 한 해를 보냈다"며 "내년엔 현지화 전략을 더욱 확대,굴착기 판매량을 올해보다 12%가량 늘려 2조원 정도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이 중국 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부 차원의 내수부양 정책에 발맞춰 제품 및 서비스 현지화를 대폭 확대했기 때문이다. 두산은 캐터필러와 고마쓰 등 세계적 건설장비 업체보다 뒤늦은 1996년 중국 굴착기 시장에 뛰어 들었다. 하지만 1998년 중국 최초로 현금이 모자라는 잠재고객을 겨냥한 고객할부판매제도 등 차별화 전략을 내놓으면서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공기가 희박한 고원지역 전용 굴착기,동북지역의 혹한 기후에 맞춘 굴착기 등 현지화된 제품을 출시한 점도 한몫했다. 중국에서 가장 많은 370여 곳의 영업 및 애프터서비스(AS)망을 구축하고 있는 것도 경쟁사들을 따돌리고 중국 굴착기 시장에서 7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켜내고 있는 배경이 됐다. 두산은 굴착기,공작기계,휠로더에 이어 쑤저우에 소형 굴착기 8500대를 만드는 2공장도 건설할 예정이다. 이곳에선 2007년 인수한 미국의 소형 건설장비 업체인 밥캣 제품도 생산,판매할 방침이다. 2013년에는 연산 5만대 규모의 디젤엔진공장도 마련할 계획이다.

옌타이(중국)=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