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구의 4분의 1 이상이 은행 보다 전당포 등 비은행권 금융업소들을 이용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유에스에이(USA) 투데이'는 2일 미 예금보험공사(FDIC)의 조사 결과를 인용, 미국에서 약 3천만 가구가 은행계좌를 갖고 있지않거나 은행계좌가 있어도 전당포나 다음 급여일까지 단기대출을 해주는 `페이데이 렌더(payday lender)' 또는 수수료를 내고 수표를 바꾸는 `체크 캐시어'등 비은행권 금용업소들을 자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런 현상은 특히 소수인종계에서 많이 나타나 흑인 가구의 53%, 히스패닉 가구의 43%가 은행 대신 체크 캐시어 등 비은행권 업소들을 이용하거나 은행과 함께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보면 미국 가구의 17.9%가 당좌예금계좌나 저축예금계좌를 갖고 있으면서도 은행 이외의 대체 금융기관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간 소득이 3만달러 미만인 가구중 20%를 포함해 약 900만 가구가 은행계좌를 전혀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보면 비은행권 금융기관 이용률은 알래스카주가 전체 가구중 25.5%로 가장 높고, 미네소타주가 11.1%로 가장 낮았다.

특히 텍사스, 오클라호마, 뉴 멕시코, 루이지애나, 아칸소, 미시시피, 사우스 캐롤라이나 등 남부 지역과 오하이오, 켄터키 등 중부 지역이 많았다.

연령별로는 가장의 나이가 45세 미만의 가구에서 많았다.

비은행권 거래중에서는 우편환 매입과 수수료를 내고 수표를 현금화하는 방법이 가장 많았다.

이에 대해 비은행권 업소 이용자들은 비록 수수료를 내야 하더라도 은행보다 신속하고 편리하며, 저렴하기 때문에 이용한다고 답했다.

FDIC는 비은행권 거래자들도 안전하게 예금을 하고, 이를 통해 신용점수를 높일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은행권이 분발해 이들 고객들을 흡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틴 구르언버그 부의장은 2일 "미국 가구중 상당히 많은 가구들이 비은행권 업소들을 이용하고 특히 소수인종계 가구는 엄청나게 많이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는 은행 등이 고객들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FDIC는 이에 따라 은행계좌를 처음 여는 가구들에 대해 계좌를 열 당시 최저예치액을 설정하지 않는 등 가급적 제한을 없애 저소득층 가구들이 은행계좌를 쉽게 열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갈 방침이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