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두바이 비즈니스베이의 '반도유보라' 주상복합단지 건설현장.두바이 쇼크로 비즈니스베이의 공사 현장 크레인이 곳곳에서 멈춰섰지만,이곳에서는 크레인이 24시간 풀가동되고 있다. 반도건설이 오피스 · 아파트를 자체사업으로 짓는 현장으로,주간 650명 · 야간 350명 등 하루 1000여명의 인력이 투입되고 있다.

두바이에 진출한 한국 건설업체들은 국영기업 두바이월드의 모라토리엄 선언으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일단 공사는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 이들 현장은 두바이월드 등 현지 개발업체와 직접 연관이 없는 데다 공사비 지급 등의 문제가 아직은 없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의 건설사는 두바이에서 사업을 정리,철수하거나 인근 도시인 아부다비로 사업장을 옮겼다.

현지 건설업계에 따르면 세계 각국 개발업체들이 비즈니스베이에서 건축승인을 받은 현장은 모두 215곳에 이른다. 이 중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착공에 들어간 사업장은 51곳에 불과하고,그나마 11월에는 10개 현장의 공사가 멈춰섰다.

하지만 반도건설은 오히려 공사현장을 24시간 풀가동 체제로 돌리고 있다. 유대식 반도건설 사장은 "작년부터 이미 경기불황 징후를 감지하고,공사를 최대한 신속하게 끝내기 위해 자재와 인력을 미리 확보했다"며 "두바이월드 사태가 발생한 지금도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900디함(현지화폐 단위)이던 철근 1t의 가격이 무려 5500디함까지 폭등하는 등 건자재 대란이 생기는 바람에 두바이 지역 대부분 공사현장이 중단됐었다.

세계 최고층 빌딩을 시공 중인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가슴을 쓸어내린 케이스다. 818m 높이의 버즈두바이 공사가 준공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준공식이 내년 1월4일로 잡혔다. 자칫 더 늦어졌으면 공사잔금 수령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게 현지 건설사 관계자들의 얘기다. 삼성건설은 두바이월드 계열사인 나킬이 발주한 제벨알리 교량공사를 해오다 최근 일부 공사대금을 못 받는 등 이번 두바이 쇼크의 직접 피해 당사자였다.

두바이 2곳에서 오피스와 아파트를 개발,시공 중인 성원건설도 분양을 100% 끝낸 상태여서 큰 피해가 없다고 밝혔다. 현재 외벽 공사가 한창이다.

하지만 이들 한국 건설업체가 지금은 잘 대비하고 있지만 불안한 기색은 역력하다. 공사가 끝난 이후에도 경기침체가 지속될 경우 완공된 건물과 아파트 가격이 크게 떨어질 수 있어서다. 두바이 부동산 시장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 걱정이다. 오피스빌딩 분양가는 이미 최고점 대비 50% 떨어졌다. 고급 단독주택도 35~40% 하락했다. 두바이 시내 방 3개짜리 빌라의 경우 올해 초 18만~20만디함에서 9월 말 12만~13만디함까지 떨어졌다.

두바이(아랍에미리트)=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