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악재가 유럽 주식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최대 국영기업인 두바이월드가 사실상 모라토리엄(채무상환 유예)을 선언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유럽의 주식시장은 3%이상 폭락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26일 낮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의 FTSE100 지수는 1.9% 가량 하락한 5,264.97포인트, 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의 DAX 지수는 2% 빠진 5,687.85 포인트, 프랑스 파리증권거래소의 CAC 40 지수는 2.2% 급락한 3,724.24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장초반에 약세로 출발한 유럽 주요지수는 두바이의 최대 국영기업 두 곳이 내년 5월말까지 수입억달러의 채무상환을 유예해 줄 것을 요청했다는 소식에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곤두박질 치기 시작했다.

특히 유럽의 은행들이 부채에 노출돼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은행주의 주가가 급락세를 견인하고 있다.

바클레이즈, HSBC, BNP파리바, 도이체방크 등 유럽 주요 은행의 주가는 이날 정오께 4∼5% 가량 떨어졌다.

자동차 회사의 주가도 덩달아 빠지고 있다.

포르셰는 카타르 투자청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분을 감축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7%이상 주가가 빠졌으며 다임러의 주가도 5% 가량 하락했다.

원자재 가격의 하락으로 광산주와 에너지주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뉴욕 증시는 추수감사절을 맞아 휴장했다.

뉴욕증시가 휴장하면 시장이 비교적 큰 출렁임 없이 상대적으로 조용한 편이나 이날은 두바이 악재의 여파로 충격파가 전해지면서 시장 위축이 가속화하고 있다.

BGC파트너스의 증시 애널리스트인 데이비드 뷕은 AP 통신에 "두바이의 채무상환 동결요청과 이로 인한 불확실성이 시장에 큰 충격을 던져 주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 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