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무암을 녹여 만든 난연섬유,스테인리스 강판을 꽃가루 입자만큼 얇게 뽑아만든 금속섬유,철강 로프보다 강한 폴리에틸렌(PE) 소재의 섬유로프….

부울경(부산 · 울산 · 경산) 산업용섬유연합회가 지난 20일부터 이틀간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한 산업용 섬유 전시회에 국내 29개 기업들이 참여,다양한 원료를 사용해 만든 산업용 신섬유를 선보였다. 이번 전시회는 관람객에게 철보다 강한 인장강도와 내열성을 가진 산업용 섬유가 어떻게 산업 전반에 적용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기회가 됐다.

중견 섬유업체 와이제이씨는 현무암 암석에서 직접 추출한 난연 강화 섬유를 선보였다. 현무암을 높은 온도에서 녹인 뒤 원사형태로 뽑아낸 현무암 섬유는 내열성이 뛰어나 섭씨 680도의 온도를 견뎌낸다. 회사 측은 콘크리트 강화재,단열 · 방화재,전기 배선용 케이블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와이제이씨 관계자는 "비슷한 성질을 내는 기존 유리섬유에 비해 가격이 3분의 1가량 싸 충분한 시장 경쟁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메디앤파이버는 스테인리스 강판을 머리카락 굵기보다 얇은 8마이크론(1마이크론=100만분의 1m) 직경으로 만들어 섬유형태로 짠 금속섬유를 소개했다. 전기 전도성을 그대로 갖고 있어 보온 의류나 담요,디지털 기능을 내장한 스마트 의류 등에 쓸 수 있다. 두께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는 액정표시장치(LCD) TV의 회로판으로도 쓰임새가 확대되고 있다.

DSR는 폴리에틸렌(PE)을 원료로 만든 강화섬유 '슈퍼맥스'를 내놓았다. 이 섬유는 철강 와이어보다 10배 이상 인장강도가 높다. 직경 20㎝의 슈퍼맥스는 1300t의 무게까지 들어올릴 수 있다. 선박용 로프로 만들 경우 무게가 기존 철강 로프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최근에는 바다에 떠 있는 석유시추선을 지탱하는 정박 로프로도 사용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탄소섬유와 실리콘을 섞어 만든 신소재 보호복 '사모르'를 선보였다. 사고 위험이 많은 산업현장에서 주로 쓰이는 옷이다. 슈퍼섬유인 아라미드로 만든 보호복과 비슷한 기능을 내지만 가격은 5분의 1 수준이다. 가죽으로 만든 보호복보다 무게가 절반 이상 가볍다.

부산=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