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 등을 중심으로 중국산 불법 '짝퉁폰' 판매가 급증하면서 이를 근절하기 위한 휴대폰 기술규격이 강화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 "중국산 '짝퉁' 휴대폰(사진)이 범람하면서 글로벌 휴대폰 업계가 보다 엄격한 단말기 고유 인증번호(IMEI) 부여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최근 유럽 GSM협회는 불법 휴대폰 유통을 줄이기 위해 주요 휴대폰 제조 업체들에 IMEI 시스템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GSM은 유럽방식 이동통신 기술규격이다.

IMEI는 휴대폰 업체들이 불법 휴대폰 사용을 막기 위해 휴대폰별로 고유 번호를 부여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많은 국가에서 IMEI를 확인하지 않고 휴대폰을 개통하거나 제품 뒷면에 IMEI를 공개하는 등 IMEI에 대한 관리가 허술해 고유 인증번호의 실효성에 대한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또 번호체계도 단순해 번호의 불법도용 등이 만연했다는 지적이다. 아티요 자니 GSM협회 이사는 "일부 국가에서 일부 휴대폰 업체들은 IMEI 끝자리를 '00000'이나 '12345'식으로 불법 복제하기 쉽게 방치하고 있다"며 "이번 GSM협회의 주문이 불법 휴대폰 방지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 업체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세계 '짝퉁폰' 생산의 중심지인 중국 선전에선 올해 불법 휴대폰 생산이 전년 대비 44% 증가한 1억4500만대에 달하며 세계 휴대폰 시장의 13%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짝퉁폰'의 수출도 2008년(6000만대)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1억100만대로 추산됐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