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거나 구부려도 성능이 전혀 떨어지지 않는 차세대 전지판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대는 16일 차세대 전기기술 · 융합연구단이 3차원의 다양한 형태로 구부렸다 펼 수 있는 초박형 플렉서블 전지판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단은 "새로 개발한 전지판은 완전히 형태를 변화시켜도 전기 합선이나 전지 성능 저하가 없다"며 "전 세계적으로 개발 중인 두루마리 형태의 PC와 휴대전화를 앞당겨 상용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지판은 원 등의 형태로 구부릴 수 있는 스마트 카드,입는 PC,휴대전화 기능을 갖춘 팔찌 형태의 시계 등을 개발하는 데도 폭넓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초박형 플렉서블 전지판은 지금까지 상용화한 사례가 없어 3~4년 후 상용화가 본격화되면 세계 시장 규모만 20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현재 상용화 중인 2차 전지판은 양극 · 음극 물질을 끈적끈적한 형태의 시럽 형태로 만든 후 코팅해 말리기 때문에 3차원을 구현하기가 불가능했다. 구부리거나 접으면 전기 합선이나 폭발,전지 성능 저하 등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단 측의 설명이다. 반면 새로 개발한 플렉서블 전지판은 양극 · 음극 물질을 3차원 벌집 형태로 만든 후 최첨단 스크린 프린팅 공정을 통해 초박형으로 만들어 전지판을 구부려도 전기 합선 등의 장애가 발생하지 않는다.

이번 연구의 총괄 책임자인 조재필 에너지공학부 교수는 LG화학연구단과 공동으로 플렉서블 전지판 원천기술에 대한 국내 및 국제특허 출원도 진행하고 있다. 조 교수는 "전지판을 다양한 형태로 구부릴 수 있는 것은 물론 초고속으로 충전과 방전도 가능해 차세대 연료전지와 디스플레이 시장에 매우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