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무역협정이 타결된 유럽연합(EU)과 인도를 공략하기 위한 우리 기업의 전략은 무엇일까.

기획재정부는 16일 오후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정부 합동 한.EU 자유무역협정(FTA),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설명회'를 열어 기업들이 자유무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현지 진출 전략을 소개했다.

이날 행사는 국내 250여개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마련됐으며 재정부, 외교통상부, 지식경제부, 관세청 등 정부 측과 무역협회, KOTRA 관계자들이 나와 시장 공략 방안과 정부 지원책을 설명했다.

행사를 주최한 이성한 재정부 FTA국내대책본부장은 "한.미 FTA에 이어 한.EU FTA 체결과 한.인도 CEPA 비준동의안의 국회 통과는 우리나라가 본격적인 FTA 시대로 진입한 것을 의미한다"며 "특히 EU는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에 대한 관세가 높아 FTA 체결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 "세계최대 경제권역 EU, 경제위기를 기회로"


우선 우리나라가 세계 최대 경제권역인 EU로 수출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FTA 체결로 관세가 인하되는 것은 물론 금융위기 이후 일본 등 수출 경쟁국의 통화가 강세를 띠면서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세계 최대 시장인 EU는 `녹색성장'을 신성장동력으로 내건 한국 정부의 정책적 의지와도 맞아떨어져 관련 제품의 진출을 도전해볼 만하다.

KOTRA는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10대 수출 유망 품목을 선정했다.

승용차는 품질 대비 높은 가격 경쟁력이라는 장점을 살리면서 지속적인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애프터 서비스망 확충, 신용구매 확대 등 의 전략을 취할 경우 유망한 품목으로 분류됐다.

한국 기업이 판매액 1, 2위에 오른 디스플레이TV는 고급화 전략과 함께 무이자 할부, 보증 기간 및 보증범위 확대 등 다양한 서비스 개발의 보완 필요성이 있는 품목이다.

KOTRA는 이밖에 자동차 부품, 자동차 타이어, 위성방송 수신기, 폴리에스테르 섬유, 메리야스 편물, 산업용 장갑, ABS수지, 포크 리프트(지게차)를 유망품목으로 제시했다.

◇ 11억명의 시장 `인도' 유망품목은


11억4천만명의 인구를 지닌 인도는 소비시장으로서 거대한 잠재력을 지닌 국가다.

지난 6년간 한국의 대(對)인도 수출은 연평균 39%씩 증가할 정도로 늘었는데 내년부터 한.인도 CEPA가 발효되면 교역량의 기하급수적 증가가 예상된다.

KOTRA는 인도의 인프라 분야 성장에 주목해 정보기술(IT), 건설장비, 차량, 건설을 유망 분야로 꼽았다.

또 지난달 미국과 인도 간 핵협정이 타결됨에 따라 원전 건설 및 관련 기술의 진출 가능성도 있다.

내년까지 5~6% 성장이 예상되는 소매유통분야와 투자규제 완화 움직임이 있는 보험업, 통신업도 한국 기업이 관심을 가져볼 만한 분야다.

KOTRA는 제약기계, 산업용 보일러, 산업용 밸브, 건설장비, 철강, 도난 및 화재 경보기, 차량용 디젤엔진, 타이어, 페인트 등 9개 품목도 유망 품목으로 분류했다.

◇ 추가 보완책 내년 발표..FTA활용지원센터 운영

정부는 직접 피해보전과 산업별 경쟁력 강화를 골격으로 하는 국내 산업의 보완 대책을 추진 중이다.

농수산업의 피해보전 직불제, 제조업.서비스업의 무역조정지원제도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한.EU FTA가 발효에 따른 대책은 정식 서명이 이뤄질 예정인 내년 1분기 이후에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된다.

이미 서비스업 쪽에서는 방송광고 사전심의제도를 폐지하고 통신분야 결합상품의 판매 허용 대상을 확대하는 것과 함께 법무법인 설립요건을 자본총액 10억원에서 5억원 이상으로 완화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제약산업은 2017년까지 1조원을 들여 글로벌 수준의 제약 인프라를 갖추는 대책이 나온 상태다.

추가 대책이 추진되는 분야는 축산업과 화장품.의료기기 산업 쪽이다.

축산업의 경우 위생.방역.환경 인프라 구축 확대, 품질 고급화, 유통구조 개선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인다.

우수 종돈을 공급하고 종돈장 질병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전국 낙동의 우유 생산쿼터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연합쿼터제 도입과 유가공산업 활성화가 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

화장품 산업에 대해서는 녹색산업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 전략이 마련되고 첨단 의료기기 분야의 신시장 선점을 지원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정부는 기업의 FTA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방법을 모르거나 절차가 복잡해 FTA 특혜관세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금의 '무역조정지원센터'를 'FTA 활용지원센터'로 확대 개편한다.

피해 기업에 대해 융자.세제 지원과 함께 사업 전환을 돕고, 활용도가 떨어지는 곳에 대해서는 다양한 정보 제공과 교육을 통해 맞춤형 원스톱 서비스를 할 예정이다.

무역조정지원제도도 개선한다.

정부는 피해 기업을 지정할 때 무역피해기간을 현행 6개월에서 6개월 또는 1년으로 탄력 적용하는 것으로 바꾸고, FTA에 따른 매출액 감소율 기준도 현행 25%에서 20%로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 류지복 기자 prince@yna.co.kr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