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은행 간 인수.합병(M&A) 과정에서 국민.신한.하나 등의 3개 시중은행들이 우리은행과 외환은행을 모두 M&A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병윤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5일 '내년 은행경영 전망과 과제'라는 보고서에서 "은행 간 M&A가 이뤄지면 시장집중도가 상승해 시장지배력 사업자가 나올 수 있다"며 "합병 승인 과정에서 경쟁심사가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반 시중은행 기준으로 국민.신한.하나 등의 은행들이 매각 대상인 우리은행과 외환은행을 합병하면 상위 3곳의 총자산 기준 시장점유율이 75%를 넘을 것"이라며 "이 경우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해당해 합병승인 과정에서 논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하거나 하나은행이 우리은행 합병을 추진할 경우 시장지배적 사업자 문제로, 승인과정에서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얘기이다.

그는 "다만 시장 범위에 특수은행 포함 여부, 개별 업무별 점유율 계산 등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는 있으나 은행의 합병심사 때 '경쟁저해' 여부에 대한 논란 가능성은 피하기 어렵다"고 예상했다.

그는 "내년 은행권의 화두인 M&A와 은행산업 재편으로 M&A에 성공하는 1~2개 은행은 초대형은행으로 리딩뱅크가 될 것이나 나머지 은행들은 중형은행그룹에 속해 차별화된 경영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또 "내년에 경기회복과 금리상승 등으로 은행들의 수익성은 크게 개선될 것이나 은행의 자본규제가 강화되면 자산성장이 둔화돼 수익에 압박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소기업 지원프로그램 종료로 중소기업 대출 부실이 현실화해 은행의 건전성은 악화할 것"이라며 "개별은행들은 대손충당금을 확보하고 자본을 확충하는 등의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