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이 11일 발표한 3분기 통화정책 보고서를 통해 "위안화 환율을 달러만이 아닌 주요 통화들과 연계해 책정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환율 산정 방법을 바꿔 위안화 를 절상하겠다는 뜻을 강력히 시사한 셈이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중(訪中)을 앞두고 선물을 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반길 만한 소식이다. 중국이 실제 위안화 절상에 나선다면 대규모 무역적자에 시달리는 미국은 물론 세계경제를 위해서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까닭이다.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2조2000억달러에 달하는 사실이 상징하듯 위안화 저평가로 인해 비롯된 세계경제의 불균형은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중국이 연간 수 천억달러의 무역흑자를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안화 환율은 지난해 7월 이후 달러당 6.82위안 선에서 거의 변동이 없는 상태다. 중국 당국이 위안화를 달러화에 연동시켜 엄격히 관리하고 있기 때문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로 인해 미국의 대중(對中) 무역적자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음은 물론 다른 국가들까지 피해를 입고 있는 게 현실이다. 올들어서만 해도 한국 일본 주요 아시아국가 통화의 대 달러화 가치는 10~20%씩이나 뛰어 오른 반면 위안화는 제자리를 고수해 환율로 인한 고충이 점증(漸增)하고 있는 형편이다. 각국이 통화가치 상승을 막기 위해 안간 힘을 다하고 있는 것이나, 투기성 짙은 달러 캐리 자금이 아시아지역으로 몰려드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그런 이유들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은 말로만 통화 절상을 얘기할 게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안된다. 그것도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실천하는 게 바람직하다. 많은 전문가들은 과거 사례를 볼 때 위안화 절상이 이뤄져도 속도는 대단히 더딜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그래서는 안될 일이다. 물론 중국 또한 금융위기 영향으로 경제사정이 좋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나라들이 예외없이 어려운 처지에 있음을 간과해선 안된다. 중국이 미국과 더불어 G2국가로서의 위상을 인정받기 바란다면 더욱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