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저금리기조 손실보다 이득이 크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당분간 금리인상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

또 환율변동의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이날 정례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향후 통화정책은 국내수요의 확대 정도, 세계경제가 얼마나 확실한 회복기조를 마련하느냐 등을 봐가면서 당분간 경기 회복 쪽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그는 "저금리 기조를 끌고 가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는 그것이 가져다줄 수 있는 이득이 손실보다는 더 크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라며 "금리 정상화 시기는 세계경기와 재정 효과 약화, 민간 수요, 수출, 물가, 자산 가격 등을 고려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경기상황과 관련, "국내경기를 보면 여름부터 상황이 나아지면서 수출도 꾸준히 월별로 늘고 있고 내수 쪽도 다소 호전됐다"면서 "이것이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생산에도 반영되면서 국내경기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는 재정정책의 경기진작 효과가 4분기 이후에 좀 약화되지만 지난 3분기부터 민간부문에서도 다소 수요가 늘어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으며 수출도 당분간 괜찮을 것으로 보여 경기회복세는 4분기 이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4분기는 2분기와 3분기 만큼은 아니지만 플러스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연간으로는 플러스가 된다고 말하기도 어렵고 불가능하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재정정책의 효과는 약해질 것이기 때문에 민간부문의 소비와 투자가 어느 정도 받쳐줄 것인지 확신할 수 없는 상태"라며 "주요 선진국도 기업의 생산 조정과 재정 측면 경기부양책이 4분기 이후 어떻게 작용할지 조금 더 조심스럽게 관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은 2%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으며 경상수지는 연간 흑자가 400억 달러까지 가능하겠지만, 내년에는 흑자규모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환율과 관련, "환율 변동폭이 지난 1년 반 동안 상당히 커졌기 때문에 경제를 전망하거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상당한 관심의 대상"이라며 "이달 물가 변동 원인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언급된 것은 그동안 환율 변동의 방향과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는 점을 의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최현석 기자 keunyoung@yna.co.kr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