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수송량이 국내 IT기업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한국에서 출발하는 항공 화물 수송량이 지난 9월 3만834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만3238t에 비해 33% 늘었다고 11일 발표했다. 이 회사의 월간 한국발 화물 수송량이 3만t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지난달에도 3만3066t을 수송해 전년 같은 때 2만6710t보다 24% 증가했다. 대한항공 전체 국제선 화물 수송량은 지난달 9만6400t을 기록해 전년 같은 달 8만3000t에 비해 16% 늘었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 9월 전체 국제선 화물 수송량(5만4500t)이 작년 9월(5만600t)보다 약 8% 증가했다. 지난달에도 5만8000t으로 작년 같은 때보다 1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에는 작년 동기 4만8000t보다 20% 이상 증가한 5만9000t을 수송할 것으로 예상했다. 회사 측은 한국발 항공화물 수송량도 지난달에 이어 11월에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화물 수송량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전자업체들이 전반적으로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덕분이다. 항공기는 주로 휴대폰,LCD(액정표시장치),반도체와 같이 부피는 작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화물을 나른다. 국내에서 생산한 이들 IT제품의 글로벌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당분간 항공화물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 수송한 화물 중 절반(53%)은 전자전기제품이다. 이 중 통신기기(휴대폰 및 부품)가 15.7%로 가장 많고 LCD도 13.7%를 차지했다.

화물량이 늘어남에 따라 항공사들은 화물기 공급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달 사상 최대 규모인 총 41편의 화물 특별기를 투입하기로 했다. 지난 9월과 10월에는 각각 10편과 13편의 화물 특별기를 투입했었다. 또 지난달 27일부터 인천~하노이 화물 노선에 B747-400F 화물기를 투입해 주 2회 운항을 시작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 6일부터 B747 화물기 임차 운항편을 주 3회에서 주 4회로 늘렸고,유럽 남동부 중심지인 이탈리아 밀라노에 화물지점을 신설했다. 이 회사는 11일부터 B747 화물기를 밀라노에 주 2회 새로 띄웠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직 전 분야에서 물동량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며 "주로 국내에서 미국과 유럽으로 수출하는 IT제품 물량이 늘고 있어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