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26년 전 대세 상승으로 이어진 1983년의 호시절을 재현할 수 있을까?
미 증시가 지난 3월 이후 급등하고 실업률은 10%를 넘는 등 최근 증시 주변 상황은 1983년과 비슷해 보인다.

당시 TV에서 인기를 끌었던 외계인 드라마 브이(V)도 리메이크 돼서 다시 돌아왔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증시에서 18년간의 대세상승으로 이어진 1983년 상황의 재현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증시는 1980년대 초와 아주 닮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지난 3월의 저점 이후 지난주까지 58%나 올랐다.

S&P 500 지수는 1982년 8월부터 1983년 10월까지 69%나 상승했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10월 실업률은 10.2%로 뛰어올라 26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1983년 4월에도 미국의 실업률은 10.2%였다.

지금과 26년전이 모두 경기침체기였다는 것도 같은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 지금과 1983년에 이런 비슷한 점이 있다면서도 불행하게도 다른 유사한 점을 찾기는 어렵다고 보도했다.

우선 주가가 그때만큼 싸지 않다.

주가수익비율(P/E)을 비교할 때 1983년의 경우 주가가 수익보다 9.5배 높은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19배에 달하고 있다.

실업률이 10.2%인 것도 1983년과 지금이 비슷하지만 당시는 실업률이 1982년말에 10.8%로 정점을 치고 떨어지는 추세였던데 비해 지금은 당분간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 상향 추세인 점도 다르다.

또 미 중앙은행의 기준금리도 1983년에는 8.5%여서 더 내려갈 여지가 있었지만 지금은 사실상 제로 금리여서 이제 올라갈 일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도 다른 점이다.

미국인들의 소비 여력에도 차이가 있다.

미국인들의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1983년에는 62%였지만 지금은 122%에 달하고 있다.

따라서 당시에는 빚을 더 내서 소비를 할 수도 있었지만 지금은 빚을 줄이는 쪽으로 향하고 있어 소비가 크게 활성화되기를 기대하기 힘들다.

이와 함께 인플레이션이나 세금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 것도 당시와는 다른 부분이다.

밀러 타박의 수석 경제전략가인 댄 그린하우스는 "인플레이션이나 세금이 높아지고 규제는 강화되고 부채는 줄어들 것"이라며 "1983년에는 이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