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가 한국인의 국민음료?'

아시아인들이 일반적으로 차를 즐겨 마시지만 한국에선 커피가 국민음료 자리를 꿰찰 것으로 보인다.

9일 이마트가 최근 3년간 자체 음료 매출동향을 분석한 결과,올 1~10월 커피음료(상온음료 기준) 매출이 46억원으로 차음료 매출(35억원)을 처음 넘어섰다.

두 제품군의 매출은 뚜렷한 상승 ·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커피음료는 2007년 34억원,지난해 48억원에서 올해엔 연말까지 52억원 이상 매출을 올릴 것으로 이마트는 예상했다. 반면 차음료는 2007년 75억원,지난해 60억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올 들어 10월까지 35억원에 그쳤다.

이처럼 커피음료가 급성장한 것은 최근 원두커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데다,품질 고급화로 커피전문점을 찾는 20~30대를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성민 이마트 음료바이어는 "전지분유나 탈지분유 대신 우유를 사용하고 커피전문점과 비교해 손색없는 제품들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며 "올 들어 할리스,엔제리너스 등 커피전문점들도 커피음료 제품을 출시해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RTD(Ready To Drink · 휴대용) 커피음료 시장 규모는 지난해 3600억원에서 올해 4400억원으로 20% 이상 고성장세다.

반면 차음료는 남양유업 '17차',광동제약 '옥수수수염차' 이후 이렇다 할 '히트상품'이 나타나지 않은 데다 프리미엄 생수에 시장을 잠식당해 매출이 주춤하고 있다. 이마트에서 커피음료 매출은 전년 대비 41%,생수도 14% 각각 신장했지만 차음료는 20% 역신장했다. 차음료 시장 규모도 2006년 3000억원을 정점으로 올해는 2300억원까지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차음료가 고전하는 이유로 서구식 문화생활과 식습관의 영향도 크지만 업체들이 차 대신 인기가 높은 커피시장에만 앞다퉈 뛰어든 탓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