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둠'과 '상품 투자의 귀재'가 상품가격 전망을 둘러싸고 한판 붙었다.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꼽히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과 금값 향후 추이를 놓고 엇갈린 전망을 내놓으며 서로 독설을 주고받은 것이다.

포문을 먼저 연 것은 루비니 교수였다. 그는 4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열린 상품 관련 컨퍼런스에 참석해 "금 가격이 온스당 1100달러 선까지 갈 수는 있지만 1500,2000달러까지 오른다는 건 완전히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면서 내년까지 금 가격이 온스당 20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얘기해온 로저스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최근 상품가격은 지나치게 큰 폭으로,많이 올랐다"면서 "만약 경제가 V자형 회복을 한다면 이 같은 급등이 정당화될 수 있겠지만 현재 U자형 회복을 보이고 있는 경기를 감안하면 상품가격 또한 횡보나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블룸버그TV에 출연한 로저스는 "내가 아는 어떤 이머징마켓의 주가도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 아닌데 무슨 거품이란 얘기인지 모르겠다"면서 "루비니 교수가 아직도 기본적인 조사조차 하지 않은 게 분명하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로저스는 현재 중국증시와 설탕 은 커피 면 등의 가격이 최고점 대비 절반 수준을 밑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금 가격도 "1980년 당시 금값을 현재 가격으로 환산하면 2000달러가 넘는다"면서 자신의 예측이 지나친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