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일 G20정상회의 기획조정위원장 겸 한국무역협회장(사진)이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후보로 거론됐다.

프레드 버그스텐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장은 4일 글로벌 인재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앞으로 IMF를 이끄는 지도자가 유럽이 아닌 신흥국에서 나와야 한다"며 "사공일 위원장도 그분들 중 한 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공 위원장이 IMF 총재로 선출되는 것을 적극 돕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버그스텐 소장은 기조연설 모두에서 "사공 위원장은 인재포럼이 주창하는 창의적 리더십을 잘 보여주는 사람"이라며 "한국이 국제 사회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날 기조연설의 좌장을 맡은 사공 위원장은 특유의 유머감각과 능통한 영어실력을 발휘하며 부드러운 기조연설 분위기를 연출해 참석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사공 위원장은 기조연설자인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에 대해 "슈뢰더는 활력있는 독일 리더들의 첫 세대이며 통일독일시대를 이끌고 세계 3대 경제국가를 21세기로 이끈 사람"이라고 소개해 참석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그는 "슈뢰더는 세계 정치무대에서 10년 이상 막중한 역할을 해온 국제관계 전문가"라며 "독일 유수의 신문들은 슈뢰더를 빌리 브란트 이후 독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인으로 평가한다"고 해박한 인물평을 쏟아냈다.

슈뢰더의 기조연설이 끝나자 그는 "슈뢰더 전 총리는 다양한 국제이슈를 풀기 위해서는 글로벌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요점을 정리해주기도 했다.

버그스텐 소장에 대해선 "두 번째 연설자인 프레드는 내 오랜 벗"이라며 이름을 직접 불러 버그스텐의 미소를 자아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싱크탱크인 피터슨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인물이 내 친구라는 점이 자랑스럽다"며 친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또 미국에 있는 연구소 중 유일하게 국제경제부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소개도 곁들였다. 이외에도 버그스텐 소장을 인류의 삶에 가장 영향을 끼칠 수 있는 10대 인물이라고 극찬했다.

사공 위원장은 "G20으로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새로운 질서가 잡혔지만 이것이 전 세계의 의견은 아니다. 유엔에 192개 회원국이 있는 만큼 다른 국가들의 의견을 잘 받아들일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버그스텐 연설의 요점을 정리해줬다.

사공 위원장은 동시통역 전문가에 버금가는 유창한 영어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G20 기획조정위원장답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