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가장 먼저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출구전략에 시동을 건 호주가 3일 또다시 금리를 올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호주중앙은행(RBA)은 이날 열린 금융통화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달 6개월 만에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지 한 달 만이다. 금융위기 직전인 지난해 8월 연 7.25%에 달했던 호주 금리는 경기부양책 일환으로 호주 정부가 통화완화 정책을 펴면서 4월 사상 최저 수준인 연 3%로 떨어졌었다.

이번 금리 인상은 호주 정부가 금융위기 이후 국내총생산(GDP)의 4.6% 규모인 670억호주달러를 경기부양에 쏟아부은 데다 경기회복세로 자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앞서 글렌 스티븐스 RBA 총재는 "초저금리 정책은 무모한 것이며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웨인 스완 호주 재무부 장관은 2일 "소비자신뢰 회복과 중국의 철광석 및 석탄 수요 증가로 호주 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2009년 6월~2010년 6월) 성장률이 1.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전망치(-0.5%)에서 크게 개선된 수치다. 데이비드 데 가리스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은행 애널리스트는 "RBA가 내년 초 기준금리를 4.25%까지 올릴 것"이라며 "사실상 호주 정부가 저금리 정책을 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과 유로존,영국 등은 현행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4~5일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선 현재 사실상 제로 수준인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

유럽중앙은행(ECB)도 5일 회의에서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비해 경기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영국중앙은행(BOE)은 이날 오히려 양적완화 정책 확대 시행을 결정할 것으로 점쳐진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