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 이후 처음..중국ㆍ동남아 수출도 플러스 전환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대미 수출입 증감률이 같아지면서 수입이 수출보다 더 많이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를 조만간 탈출할 것으로 분석됐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대미 수입(통관기준)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1.6% 감소했다. 이는 9월 대미 수출 감소율과 같다. 미국과의 수입 증감률이 수출 증감률을 따라잡은 것은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 처음이다.

대미 수입은 지난해 10월부터 줄곧 마이너스 행진을 벌이면서 대미 수출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수입액이 -44.4%로 절반 가까이 줄었던 지난 1월에는 수출 감소율이 -28.1%를 기록, 16.3%포인트 격차가 났다.

8월까지도 -26.2%로 크게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던 대미 수입 감소율은 지난달 절반 넘게 축소되면서 수출 감소율과 같아졌다.

이 같은 대미 수입 증가분은 주로 제조업 생산에 쓰이는 자본재 위주로 구성돼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이영복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이 큰 폭으로 늘어 플러스로 전환됐고, 기계류도 감소율이 0%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한편, `이머징 마켓(신흥 시장)'인 중국과 동남아 지역으로의 수출도 디스플레이 패널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크게 늘면서 1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대중 수출은 지난해 10월 -3.5%를 기록한 뒤 지난 1월 -38.6%까지 낮아졌지만 빠른 속도로 회복해 지난달 3.5% 증가했다. 대동남아 수출도 같은 기간 -0.5%에서 -37.6%까지 추락했다가 2.7%로 회복했다.

이 밖에 중동 지역으로의 수출도 0.7%로 플러스를 기록했으며, 중남미 지역과의 교역 감소폭도 8월(수출 -30.1%, 수입 -25.5%)과 비교해 수출 -9.9%, 수입 -8.2%로 크게 낮아졌다.

이 팀장은 "전체적으로 전년동월 대비 수출입이 아직 마이너스지만 9월 들어 전월대비로는 플러스를 기록했다"며 "다음달에는 수출입이 전년동월 대비로도 플러스 전환이 확실시돼 불황형 흑자 꼬리표를 완전히 뗄 것"이라고 전망했다.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