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넛지(Nudge)'의 저자 리처드 탈러 미 시카고대 석좌교수(부스경영대학원 · 사진)는 "정부의 강력한 시장개입은 '넛지' 원칙이 바라는 것이 아니다"며 정부가 시장에서 '승자'를 선택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넛지'는 강제적 금지나 인센티브 수단을 쓰지 않고 인간의 행동에 대한 적절한 이해를 바탕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거나 유도하는 부드러운 힘을 뜻한다.

탈러 교수는 그러나 "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에는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며 그러한 대표적 사례로 정부 주도로 연구 · 개발이 진행돼온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그는 또 정부의 직접적 경제개입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금융위기를 맞아 강화된 정부의 경제개입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탈러 교수는 "위기 시에는 매우 빨리 의사결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어떤 결정이 좋고 나쁜지 말하기가 어렵다"며 "정부를 과도하게 비판하는 것은 곤란하고, 중요한 것은 닷컴버블이나 금융위기 같은 것들이 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구촌이 당면한 최대 경제과제인 투자나 민간소비의 증대 문제를 '넛지' 방식으로 풀 수도 있다며 그럴 가능성이 큰 분야로 '녹색 투자'를 꼽았다. 모든 기업의 정확한 탄소 배출량을 발표하게 되면 에너지를 비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알게 된 기업들이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을 위한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탈러 교수는 그러면서 "미국의 금융위기는 소비자들이 너무 많은 부채를 안고 있어 시작된 것"이라고 지적한 뒤 "소비자들의 무책임한 소비를 부추겨서도 안 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