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등 유통 '빅 3'가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웃돌았다는 소식에 동반 급등했다.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강하게 지속되면 그동안 고소득층에 국한됐던 소비 증가세가 전 계층으로 확산돼 유통주들의 실적 개선 속도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경기가 본격적인 확장 국면에 진입한 만큼 유통주들이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웃도는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제시하고 있다.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쇼핑은 실적 회복 기대에다 중국 유통업체인 '타임스'인수에 대한 증권사들의 호평이 나오면서 1.56% 상승한 32만6500원에 마감,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타임스 인수금액과 계약조건이 비교적 합리적인 수준에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현대백화점은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실적 호조가 이어질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에 5.29% 급등한 11만9500원에 마감, 사흘 만에 반등했다.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신세계 역시 이날은 3.22% 급등한 54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세계는 유통 3사 중 할인점 비중이 가장 높아 실적 개선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딜 것이란 우려 때문에 이달 들어 11.2% 하락했었다. 그러나 10월 중 이마트 매출이 지난 20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10% 가까이 증가,할인점 부문이 바닥을 찍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강한 반등세를 보였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3분기 GDP '깜짝성장' 소식으로 소비 회복세가 중산층으로까지 이어질 것이란 관측에 투자자들이 자신감을 얻어 유통주를 대거 사들였다"고 전했다.

이들 유통 빅3는 올 들어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수출주의 그늘에 가려 분기별 주가 상승률이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밑돌거나 비슷한 수준에 그쳤지만 4분기 이후부터는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박 연구위원은 "환율의 추가 하락이나 금리 인상이 본격화될 때까지는 내수 시장이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유통 3사 주가가 코스피지수를 웃도는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연우 대신증권 연구위원도 "소비 회복세를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소비재 판매가 내년 1분기까지는 전년 동기의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에 증가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당분간 유통주 강세가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다만 상승폭은 종목별로 차별화가 예상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민아 대우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중산층의 소비가 회복되더라도 명품이나 고가 화장품 위주로 이뤄져 '백화점 호황,할인점 부진'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유념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