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임대소득을 목적으로 한 도심 소형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오피스텔 투자 문의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올해 연초까지 떨어지던 서울지역 오피스텔 매매가는 4월부터 상승세로 반전해 가격이 오르고 있으며 전세와 월세 역시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지역 오피스텔 매매가는 지난 4월 0.02% 상승을 시작으로 지난달에는 0.11%까지 올랐다. 임대료 역시 주택시장의 전세대란 영향으로 지난달 0.24%로 크게 올랐다. 경기지역 오피스텔 매매가도 지하철역 주변을 중심으로 반등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초 대비 15~20% 올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역 오피스텔 매매가는 소형주택이 인기를 끌면서 시작됐다. 1인 세대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에 맞는 소형 아파트의 매매가가 올라가면서 그 흐름이 오피스텔 매매시장으로까지 이어졌다. 특히 소형 아파트의 매매가 상승으로 시세차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자 큰손들이 강남권을 중심으로 역세권 오피스텔에 투자하고 있다. 일단 시세가 오르면 주변지역으로 매수세가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강남권의 오피스텔 매매가가 오른 뒤로는 한강 건너 성동구와 용산구 등지의 오피스텔값이 치솟았고 서쪽 동작구와 관악구에서도 매수세가 있었다.

오피스텔 및 원룸 전문 중개회사 원룸닷컴의 김동근 팀장은 "올 4월부터 강남권에 오피스텔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시가가 오르자 두 달 후인 6월부터는 인근 지역의 오피스텔 매매가도 들썩이기 시작했다"며 "시세가 저렴한 곳을 중심으로 신도시 역세권까지 매수세가 한번 휩쓸고 지나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과정에서 강남권과 마포구 등 전통적으로 오피스텔 수요가 많았던 지역의 매매가는 대부분 연초 대비 15~20% 정도 올랐다. 지난해 연말에만도 1억6000만원에 살 수 있었던 마포구 '마포한강오벨리스크' 52.8㎡는 현재 1억8000만~1억8500만원 사이에 거래된다. 강남구 역삼동의 엘지에클라트 52.8㎡도 1500만~2000만원 정도 올라 1억6500만~1억7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올 중순부터 전세대란이 시작되면서 오피스텔의 전월세 가격도 상승했다. 월세를 기준으로 강남권에서는 월 5만원에서 20만원까지 연초에 비해 임대료가 상승했다. 4월 이전에 오피스텔을 매입한 투자자들은 시세차익과 임대수익 상승을 동시에 누리고 있다.

◆적정 수익률에 신경 써야

오피스텔을 매입해 시세차익을 거두는 것은 오피스텔 시장에서 지극히 드문 사례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오피스텔은 임대수익률에 따라 매매가가 결정되는 만큼 아파트 시장보다는 상가시장에서 비슷한 특성을 보인다"며 "시세 차익은 다른 주택에 비하면 크지 않은 경우가 많고 이마저도 취등록세 등 거래비용을 빼면 줄어들어 오피스텔 투자로 시세차익을 얻겠다는 것은 무리"라고 설명했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사장도 "강남권을 비롯해 지하철 역세권 등 일부 지역의 매매가가 올랐지만 전체 시장으로 일반화해서 생각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지금이라도 오피스텔 매매를 생각하는 투자자라면 한번쯤 곱씹어볼 만한 부분이다.

그러나 지난 여름까지 투자수요가 많았던 오피스텔 열기도 9월 이후로는 한풀 꺾인 모습이다. 도심권 중개업소에서는 "매매가가 워낙 오르다 보니 가격 메리트를 느끼지 못한 수요자들이 급매 위주로만 입질을 한다"면서 "그나마 급매 물건도 드물어 거래는 거의 없다"고 입을 모았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오피스텔 투자를 생각한다면 시세차익보다는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겨냥해 접근하는 것이 올바른 투자방향으로 보인다. 매매가는 크게 올랐지만 전세시장 불안이 이어지고 있어 오피스텔 임대료는 추가로 오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동근 팀장은 "연초만 해도 이전보다 싼 가격에 임대물건이 나오곤 했는데 지금은 임대가가 많이 올라갔다"며 "1인 세대를 위한 쾌적한 주택이 도심지역에는 없고 수요자는 많아 임대료를 조금 올려도 거래는 잘 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임대료 상승폭은 월세를 기준으로 많아야 월 5만~10만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수요자들은 매입하고자 하는 오피스텔 인근의 매매가와 임대료를 잘 따져 적정가격에 구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보증금을 뺀 실투자금을 기준으로 예금수익률 대비 2%포인트 정도 더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면 성공한 오피스텔 투자로 본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