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신한은행은 최근 기업대출 심사에서 재무제표 등 회계장부 반영 비중을 70% 미만으로 줄였다. 회사 규모가 작을수록 재무제표의 신빙성이 낮다고 판단해 최고경영자의 상환 의지나 향후 매출추정 등 비재무 항목의 반영비중을 높였다. 노기환 신한은행 여신심사부장은 "매출채권 회수율에서부터 노사관계,종업원 이직률,4대 보험 납부실적 등 실제 기업활동지표를 중심으로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자산규모가 20억원 미만인 비외감법인에 대해서는 최고경영자의 면담결과와 신용정보 비재무적 평가항목의 비중을 70%까지 반영하고 있다.

#사례2.기업은행은 자산규모가 20억원 미만인 중소기업 여신심사에서 비(非)재무 평가비중을 40%까지 반영하고 있다. 업종에 따른 위험도 외에 경영자의 역량이 절대적인 중소기업 상황을 감안해 다양한 평가기준을 활용하고 있다.

법인카드 사용실적이나 국민연금 또는 공과금 납부현황,전기사용량 등이 대표적이다. 신용정보회사를 통해 최고경영자의 신용상태를 점검하기도 한다.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비재무적 항목을 높게 반영하고 있다.

은행권의 기업 대출관행이 바뀌고 있다. 과거 부동산 담보나 보증서 중심의 대출결정에서 벗어나 거래기업에 대한 신용평가를 중심으로 대출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재무항목 중에서도 단순 부채비율 중심의 평가보다는 단기유동화 가능 자산과 자금조달능력,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확보 능력 등을 중점 평가하고 있다.

산업은행 신동혁 성장기업금융본부장은 "이전에는 보조지표로 활용했던 비재무적 항목을 반영,기업을 입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과 지속가능 이익을 중심으로 새로운 평가모델을 확립하려는 분위기가 은행권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한은행의 경우 자체적으로 재무와 비재무 지표를 안배해 AAA+에서부터 B-까지 20단계로 이뤄진 신용평가등급을 마련,여신 심사에 활용하고 있다. 신한 측은 시뮬레이션 결과 BBB등급 이상을 받은 기업들의 연체율이 1% 미만으로 나타났다며 재무 일변도의 평가보다 나은 실적을 보였다고 밝혔다. 은행 관계자는 "리스크 없는 고객은 없다"며 "직원들이 거래기업의 신용위험도에 대한 평가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사례중심의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도 재무제표 중심의 거시분석 예측모델에 신용리스크를 보완한 실증적 지표를 개발 중이다.

기업은행은 윤용로 행장의 지시로 신용위험평가 실패사례를 재활용해 부실징후 기업을 분석하고 상시 모니터링 방안을 강구토록 했다.

농협도 회계 및 신용분석 교육을 강화하고 이를 승진시험에 반영토록 하는 등 직원들의 신용평가능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정조 리스크컨설팅코리아 사장은 "지금까지의 회계장부 중심의 기업평가는 과거 중심의 평가모델이라는 한계를 갖고 있다"며 "은행들도 리스크 없는 고객은 없다는 관점에서 미래가치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투자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