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금 보유량 확충을 비롯해 외화자산 다변화 문제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20일 외화보유액 가운데 달러화 자산 비중을 점차 축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은 관계자는 "외화자산 구성을 다양하게 하더라도 속도감 있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9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화보유액은 2천542억5천만 달러다.

이 가운데 64.5%(작년 말 기준)가 달러 표시 자산이다.

근래 달러화 약세 등으로 이 비중은 조금 더 축소됐을 가능성이 크다.

2000년대 들어 유로화 등장과 달러화 약세로 한은의 외화보유액 가운데 달러화 자산의 비중은 연평균 약 0.5%포인트씩 줄었으며, 달러화 자산의 대부분은 미국 국채와 우량 회사채 등에 투자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외화보유액 다변화는 금 보유량 확충 문제와도 연관돼 있다.

금값이 폭등세를 보이면서 온스당 1천 달러를 넘어서자 현재 0.2%(시가 기준)에 불과한 외화보유액의 금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최근 대두했다.

우리나라의 금 비중은 세계 56위다.

한은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금 보유 확충의 장ㆍ단점을 분석하고 있다"며 "금 보유량을 늘릴지 말지, 늘린다면 어떤 방법으로 늘릴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국가에 비해 보유 비중이 작아서 적절한 가격에서 금을 추가로 확보할 필요성이 있더라도, 가격 변동성이 큰 데다 비상시 현금 자산으로 바꾸기가 쉽지 않은 문제도 있어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은은 이 문제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한은 국제ㆍ외화자금 담당 이광주 부총재보는 "외화자산 다변화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11~12월 상당수 투자은행(IB)들의 투자실적 결산이 끝나면 금 가격이 또 달라질 수 있다"며 "국제 금 거래량은 미국 국채 거래량의 약 5%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안정성도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김영교 기자 zheng@yna.co.krygkim@yna.co.kr